허위 출생신고로 맺어진 모녀 관계, 상속 분쟁 끝에 법적으로 끊을 수 있을까 —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과 재판상 파양

50년 동안 어머니였는데, 하루아침에 남이 될 수 있을까

서류상 모녀입니다. 함께 산 세월도 있고, 결혼식에서 어머니 자리에 앉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습니다. 남편이 전처의 딸을 자기 아이인 것처럼 출생신고를 해버린 탓입니다. 당사자인 의뢰인은 그 사실조차 모른 채 수십 년을 보냈습니다.

남편이 죽고 나서야 진실이 드러났고, 동시에 재산 싸움이 시작되었습니다.

이 글은 법무법인 존재 노종언 변호사 팀이 맡은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 사건의 기록입니다. 혈연도 없고, 입양 절차도 밟은 적 없는 관계를 법적으로 정리할 수 있는지 —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떤 장벽이 있었는지를 다룹니다.


남편이 숨긴 것

1960년대 이야기입니다. 의뢰인은 남편과 결혼하면서 평범한 가정을 꾸렸습니다. 그런데 남편에게는 전처 소생의 딸이 있었습니다. 의뢰인은 몰랐습니다.

남편은 그 딸을 의뢰인과 자신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로 허위 출생신고했습니다. 가족관계등록부에는 모녀로 올라갔지만, 생물학적 관계는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전처의 딸 — 이 글에서는 ‘상대방’이라 부르겠습니다 — 은 친모가 세상을 떠난 뒤 친조모 손에서 자라다, 초등학교 무렵부터 의뢰인의 집에서 함께 살았습니다. 결혼해서 분가할 때까지 대략 10년. 그 기간 동안 표면적으로는 가족이었습니다.

분가 이후에는 특별한 교류 없이 세월이 흘렀습니다.

친생자관계부존재 사건 구조 관계도 - 허위 출생신고로 만들어진 모녀 관계

남편이 죽고, 재산이 남았을 때

전환점은 남편의 사망이었습니다. 부산에 건물이 있었고, 상속 재산을 두고 관계가 무너지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상대방은 의뢰인과 의뢰인의 친자녀들을 상대로 상속재산분할 심판과 유류분반환 청구 소송을 걸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의뢰인을 ‘어머니’가 아닌 이름으로 불렀고, 관계가 원래 그 정도였던 것처럼 행동했습니다.

80대의 의뢰인에게 남은 감정은 분노보다는 허탈함에 가까웠을 겁니다. 수십 년 동안 유지해온 관계가 재산 앞에서 이 정도였다는 사실. 의뢰인은 이 관계를 법적으로 끝내고 싶었습니다.

법무법인 존재를 찾아온 것은 그때였습니다.


“피가 안 섞였으니 끝”이 아닌 이유

여기서 한 가지 오해하기 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유전자 검사 결과 혈연이 아니면, 친생자 관계 없다고 확인받으면 끝 아닌가?”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판례가 하나 가로막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법원은 허위의 친생자 출생신고라 하더라도, 양쪽에 사실상 입양의 의사가 있었고 실제로 부모-자녀처럼 살아온 사실이 있으면, 그 출생신고를 입양신고로 인정하는 법리를 갖고 있습니다. 이른바 ‘무효행위의 전환’입니다.

상대방 측 변호사는 정확히 이 지점을 공격했습니다. “10년을 함께 살았다. 결혼식에 어머니로 참석했다. 입양이 성립한다.” 이 주장이 먹히면, 혈연이 없다는 사실만으로는 관계를 끊을 수 없게 됩니다. 입양 관계가 살아 있으니까요.

그래서 이 사건의 진짜 싸움터는 다른 곳에 있었습니다.


입양이 맞다 치자. 그러면 파양은 되는가.

노종언 변호사 팀은 처음부터 이 구조를 읽고 있었습니다.

법원이 무효행위의 전환을 인정해서 입양 관계가 성립한다고 판단할 가능성. 그 가능성을 무시하지 않고, 대신 그다음 단계를 준비했습니다.

민법 제905조. 재판상 파양 규정입니다. 양부모에 대한 심히 부당한 대우가 있거나, 양친자관계를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으면 법원에 파양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전략은 이중 구조로 설계되었습니다.

첫 번째 방어선 — 혈연관계가 없음을 유전자 검사와 상대방 자인(自認)으로 확인하여, 허위 출생신고 사실 자체를 확정합니다.

두 번째 방어선 — 설령 법원이 입양을 인정하더라도, 파양 사유가 충족됨을 입증합니다. 여기에 세 가지 증거 축을 세웠습니다.

하나, 상대방이 의뢰인을 이름으로 부르며 인격적으로 대우하지 않은 사실.
둘, 남편 사망 이후 안부 한 통 없이 소송만 이어진 사실.
셋, 의뢰인이 관계 단절을 원하고 있고, 회복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사실.

법원이 어느 쪽으로 판단하든, 결론은 하나로 모이도록 설계한 것입니다.


법원은 어떻게 봤는가

수원가정법원의 판단은 흥미로웠습니다.

먼저, 입양 관계를 인정했습니다. 상대방이 어린 시절부터 의뢰인의 보살핌을 받으며 자랐고, 가족 행사에 의뢰인이 어머니로 참여한 점을 근거로, 허위 출생신고가 입양의 효력을 가진다고 본 것입니다. 상대방 측 주장이 일부 받아들여진 셈입니다.

그러나 거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남편 사망 이후 벌어진 상속 분쟁의 경과를 꼼꼼히 살폈습니다. 의뢰인이 강하게 관계 단절을 원하고 있다는 점. 소송 이후 연락이든 왕래든 아무것도 없었다는 점. 양쪽 모두 상대를 비난할 뿐 관계를 되살릴 의지가 없다는 점.

법원은 이 세 가지를 종합하여, ‘양친자관계를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상 파양이 인정된 것입니다.

판결 주문: 의뢰인과 상대방 사이에 친생자 관계가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

50년 가까이 서류 위에만 존재하던 모녀 관계가, 이 한 줄로 정리되었습니다.

친생자관계부존재 재판상 파양 판결 결과 카드 - 법무법인 존재 승소

이 사건이 남긴 것

“혈연이 아니니까 끝”이 아니었습니다. 법원은 입양 관계까지 인정했고, 그 위에서 다시 파양 사유를 따져야 했습니다. 벽이 두 겹이었다는 뜻입니다.

노종언 변호사 팀이 한 일은 그 두 겹을 모두 예상하고, 각각에 대한 논리를 미리 갖추어 놓은 것이었습니다. 법원이 첫 번째 벽에서 멈추든, 두 번째 벽까지 가든 결론이 달라지지 않도록.

가족관계등록부에 올라 있는 이름 하나가 사람의 인생을 얼마나 복잡하게 만들 수 있는지, 이 사건은 그것을 보여줍니다. 비슷한 상황에 놓여 계시다면, 사실관계에 따라 적용되는 법리가 달라지므로 가사 전문 변호사와 상의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법무법인 존재 | 가사·이혼·상속 전문
노종언 변호사

상담문의: 02-2055-3880 법무법인 존재 공식 홈페이지

본 글은 실제 사건을 기반으로 한 법리 분석이며,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의견이 아닙니다. 의뢰인 보호를 위해 일부 사실관계를 변경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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