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한국경제 로앤비즈에 기고된 윤지상 변호사의 칼럼을 바탕으로, 실제 의뢰인 관점에서 재구성한 글입니다.

남편의 휴대폰에서 낯선 연락처를 발견했습니다. 확인해 보니, 수개월째 이어진 외도였습니다. 분노와 배신감 속에서 이혼을 결심했지만, 머릿속에는 질문이 끊이지 않습니다. “위자료를 얼마나 받을 수 있을까?” “재산분할에서 유리해질까?” “증거는 어떻게 모아야 할까?” 외도를 알게 된 순간부터, 감정과 법률이 뒤엉키기 시작합니다.
📌 이 글의 핵심: 2015년 간통죄 폐지 이후, 배우자의 외도는 형사 처벌 대상이 아닙니다. 하지만 민사상 위자료 청구는 여전히 가능하며, 유책배우자의 이혼 청구는 원칙적으로 불허됩니다. 위자료 산정 기준, 재산분할과의 관계, 증거 수집 시 주의사항을 정리합니다.
간통죄는 사라졌지만, 민사 책임은 남아 있습니다
2015년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으로 간통죄는 폐지되었습니다. 더 이상 배우자의 외도로 형사 처벌을 받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외도가 아무런 법적 결과 없이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배우자의 부정행위가 있는 경우, 상대방 배우자는 부정행위를 한 배우자와 상간자를 상대로 위자료(정신적 손해배상)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형사 처벌의 칼날은 사라졌지만, 민사상 책임의 끈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위자료, 실제로 얼마를 받을 수 있나
법원이 인정하는 위자료 금액은 사건마다 다르지만, 실무에서 일반적으로 형성되는 범위가 있습니다.
| 청구 대상 | 위자료 범위 | 비고 |
|---|---|---|
| 부정행위를 한 배우자 | 1,500만 ~ 5,000만 원 | 혼인 기간, 자녀 유무, 부정행위 기간 등 |
| 상간자 | 1,000만 ~ 3,000만 원 | 상간자의 인식, 적극적 유인 여부 등 |
이 둘의 관계는 ‘부진정연대책임’입니다. 배우자로부터 위자료 전액을 받으면 상간자에게는 별도로 청구할 수 없습니다. 참고로, 최태원 SK 회장 이혼 사건에서 법원이 상간자에 대해 20억 원의 위자료를 인정한 바 있으나, 이는 극히 이례적인 금액입니다.
어디까지가 ‘부정행위’인가
외도의 기준은 생각보다 넓습니다. 법원은 성관계가 있었던 경우뿐만 아니라, 다음과 같은 경우에도 부정행위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 연인 사이에서만 쓸 법한 호칭을 사용하며 대화한 경우
- 연인 관계에서 있을 법한 스킨십이 확인된 경우
- 정기적으로 만남을 가지며 연인 관계를 유지한 경우
단순한 ‘썸’과 법적 부정행위의 경계가 모호할 수 있지만, 법원은 구체적 정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합니다.
바람 피운 쪽은 이혼 청구가 불가능합니다
가장 중요한 법리가 있습니다. 부정행위를 한 유책배우자는 원칙적으로 이혼을 청구할 수 없습니다.
홍상수 감독의 이혼 청구가 기각된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유책배우자인 홍상수 감독은 배우자가 이혼에 동의하지 않는 한 이혼 판결을 받을 수 없었습니다. 반면, 최태원 회장의 이혼은 노소영 관장이 이혼에 동의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다만, 하급심 실무는 점차 파탄주의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혼인 관계가 실질적으로 파탄되었다면 이혼을 인정하는 추세이지만, 유책배우자의 이혼 청구만큼은 대법원이 여전히 엄격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재산분할에 미치는 영향
원칙적으로, 부정행위와 재산분할은 별개입니다. 위자료와 재산분할은 각각 다른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실무에서는 완전히 무관하지 않습니다. 재산분할 비율은 판사의 재량에 의하므로, 부정행위에 대한 부정적 인상이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특히 부정행위 과정에서 부부 공동재산이 상간자에게 유출된 경우 — 월세 대납, 차량·부동산 구입, 고가의 선물 등 — 서울고등법원은 이를 재산분할 비율에 반영해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친권·양육권에 미치는 영향
부정행위를 했다는 사실만으로 친권자·양육자 지정에서 불리해지지는 않습니다. 법원은 자녀의 최선의 이익을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다만, 자녀가 부정행위를 한 부모와 함께 살기를 거부하는 경우에는 양육자 지정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증거 수집, 이것만은 주의하세요
외도 증거를 확보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방법이 잘못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습니다.
유효한 증거 확보 방법:
- 법원 증거보전 신청을 통한 CCTV 확보
- 차량 블랙박스 영상
- 휴대폰 문자·카톡 대화 캡처
- 사진·동영상 등 직접 촬영
⚠️ 주의: 대법원은 2024년, 배우자 휴대폰에 스파이앱을 설치해 통화를 녹음한 증거의 증거능력을 부정했습니다(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3므16593 판결). 불법적 방법으로 수집한 증거는 법정에서 사용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형사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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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뢰인이 자주 묻는 질문
Q. 외도 증거가 있으면 위자료를 더 많이 받을 수 있나요?
윤지상 변호사: 증거의 유무보다는 부정행위의 기간, 혼인 기간, 자녀의 유무, 부정행위의 태양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됩니다. 다만 명확한 증거가 있으면 위자료 청구 자체가 용이해지고, 상대방의 부인을 차단할 수 있어 실질적으로 유리해집니다.
Q. 상대방이 외도했는데, 제가 먼저 이혼 소송을 걸어야 하나요?
윤지상 변호사: 반드시 먼저 걸 필요는 없습니다. 상대방이 유책배우자인 경우 원칙적으로 이혼 청구가 불허되기 때문에, 이혼을 원하지 않는다면 현재의 법적 지위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혼을 원한다면, 위자료와 재산분할을 함께 청구하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Q. 외도 사실을 SNS에 공개하면 문제가 될 수 있나요?
윤지상 변호사: 사실이라 하더라도 공개적으로 폭로하면 명예훼손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증거는 법원에 제출하는 것이 원칙이며, 외도 사실을 법적 절차 외의 방법으로 공개하는 것은 매우 신중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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