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에게 재산을 빼앗겨도 가족끼리 해결해야 하는가

제3권 가족분쟁 대백과 · PART 1 · 법을 바꾼 가족분쟁

이 글은 『가족분쟁 대백과』 저자, 가사·형사 전문 노종언 변호사가 책 출판을 위해 마련한 원고를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 한 줄 답변
친족상도례의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가까운 친족이라도 형이 자동으로 면제되지 않고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처벌할 수 있게 되었으므로, 범행 시점과 고소 가능 기간, 회사 손해와 개인 손해의 구분을 먼저 정리해야 합니다.
가족분쟁 대백과 담당 — 가사·형사 전문 노종언 변호사

박수홍 사건은 가족경영회사의 자금과 개인의 수익이 뒤섞였을 때 친족관계가 피해자의 권리를 어떻게 약화시키는지를 보여준 사건이었고, 그 뒤 친족상도례가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으면서 가족 간 재산범죄를 다루는 기준 자체가 달라졌습니다.

회사 형태의 가족 공동사업

가족은 가장 강한 신뢰를 전제로 움직이는 경제공동체여서 어린 자녀의 통장을 부모가 관리하고 형제가 사업의 수입과 비용을 대신 정리하며 배우자가 회사의 회계와 자산을 맡는 일이 흔한데, 신뢰가 유지되는 동안 효율적으로 보이던 이런 위임은 관계가 무너진 뒤에는 누가 돈을 벌었고 누가 회사를 소유했으며 누가 어떤 권한으로 계좌를 관리했는지를 모두 다투는 쟁점으로 바뀝니다.

박수홍 사건은 이러한 위임 관계가 장기간 지속된 가족경영회사의 분쟁으로, 공개된 재판과 보도에 따르면 박수홍 씨의 연예활동 수익은 가족이 운영하는 기획사 법인을 통해 관리되었고 법인자금의 허위 인건비 계상과 사적 사용 등 횡령 혐의가 문제 되었습니다. 대법원은 2026년 2월 친형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지만, 이 사건의 사회적 의미는 한 사람의 유죄판결보다 가족 간 재산범죄를 바라보는 법의 기준을 바꾸었다는 데 있습니다.

일반 독자와 법률의 시선 차이

이 사건을 ‘형이 동생 돈을 관리하다 문제가 생긴 사건’으로 이해하기 쉽지만, 법률적으로는 개인의 출연료와 법인의 매출이 각각 어디에 귀속되었는지, 회사 주식은 누가 가졌는지, 대표와 임원이 어떤 권한으로 비용을 지출했는지, 법인이 입은 손해와 개인이 입은 손해가 어떻게 구분되는지, 형사상 횡령과 민사상 손해배상·정산이 어떤 관계에 있는지를 나누어 확인해야 사건의 실체가 드러납니다.

주식회사는 가족의 이름으로 운영되더라도 주주와 별개의 법률주체이므로 법인계좌의 돈을 대표나 주주의 개인 돈으로 볼 수 없고, 반대로 개인이 벌어들인 돈이 어떤 계약과 회계처리를 거쳐 법인에 귀속되었는지도 따져 보아야 하는데, 이 구분을 하지 않으면 ‘어차피 우리 가족 돈’이라는 말이 회사재산의 사적 사용을 정당화하는 논리로 바뀌게 됩니다.

질문회사법·금융의 관점가족법·형사법의 관점
돈은 누구 것인가개인수익·법인매출·주주대여금 구분위임·보관관계와 피해자 특정
누가 사용할 권한이 있는가대표·임원 권한, 이사회·정관·계약불법영득의사와 동의 여부
손해는 누구에게 발생했는가회사 손해와 주주·개인 손해 분리횡령액·손해배상액·부당이득 계산
관계 종료 뒤 무엇을 해야 하는가주식·회사자료·채권 정리고소·민사청구·보전처분 병행

친족상도례가 만든 장벽

종전 형법의 친족상도례는 국가가 가족 내부의 재산갈등에 과도하게 개입하지 않고 가정의 평온을 존중한다는 취지에서 가까운 친족 사이의 일정한 재산범죄에 대해 형을 면제했지만, 오늘날의 가족재산은 예전의 소규모 생활재산과 달리 회사와 비상장주식, 투자계좌, 부동산과 지식재산권이 가족 구성원 한 명에게 집중 관리될 수 있고 그 피해가 오랜 기간 은밀하게 누적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제도의 전제 자체가 달라져 있었습니다.

박수홍 사건의 재판 과정에서 친부가 재산관리에 관여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친족상도례의 악용 가능성이 사회적 쟁점이 되었고, 이 사건 자체가 헌법재판소의 직접 심판사건은 아니었지만 가족 간 재산범죄에 대한 자동적인 형 면제가 얼마나 불합리한지를 드러낸 대표 사례가 되었으며, 사건을 수행하는 과정에서도 친족이라는 이유만으로 피해자가 처벌과 재판의 기회를 박탈당하는 제도의 문제를 계속 제기하게 되었습니다.

헌법불합치와 법 개정

헌법재판소는 2024년 6월 27일 형법 제328조 제1항의 일률적인 형 면제 규정이 형사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한다고 보아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후 개정 형법은 가까운 친족이라고 하여 자동으로 형을 면제하던 규정을 없애는 대신 친족 범위와 관계없이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정리했는데, 이는 가족 간 재산범죄를 완전히 일반범죄로 돌린 것이라기보다 피해자의 의사를 중심으로 처벌 여부를 결정하도록 바꾼 것입니다.

정확한 표현

친족상도례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단정하기보다, 가까운 친족에 대한 자동 형 면제가 폐지되고 친고죄로 전환되었다고 설명하는 것이 정확하다.

개정 규정의 적용 범위도 함께 확인해야 하는데, 개정 형법은 헌법불합치 결정이 선고된 2024년 6월 27일 이후에 저지른 범죄부터 적용되고 그날부터 개정법 시행 전까지 발생한 사건에 대해서는 시행일부터 6개월 안에 고소할 수 있도록 하는 경과 특례를 두었습니다. 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을 고소하지 못하도록 한 형사소송법상 제한에도 특례가 마련되어 부모가 자녀의 재산범죄에 관여한 경우에도 피해자가 직접 고소할 수 있게 되었으므로, 같은 가족 간 재산범죄라도 범행 시점과 고소 시점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어 거래일과 고소 가능 기간을 사건 경과표에서 가장 먼저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한눈에 보기
2024.6.27 — 헌법재판소, 형법 제328조 제1항 헌법불합치 결정
개정 형법 — 자동 형 면제 폐지, 피해자 고소가 있어야 처벌 가능
경과 특례 — 결정일부터 시행 전 사건은 시행일부터 6개월 안에 고소 가능

고소가 가능해졌다고 피해가 곧 회복되는 것은 아니다

형사처벌의 길이 열렸더라도 피해자는 여전히 고소기간과 자금의 귀속, 피의자의 권한과 사용처를 입증해야 하는데, 가족에게 계좌와 인감을 맡겼다는 사실이 모든 지출에 동의했다는 뜻이 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관리자가 돈을 인출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횡령이 되지도 않으므로, 급여와 비용상환, 회사채무 변제와 배당처럼 정당한 근거가 있었는지를 거래별로 분류해 두어야 합니다.

  • 회사계좌와 개인계좌를 구분해 전체 거래내역을 확보합니다.
  • 허위 인건비·가공 용역비·법인카드 등 자금 유출 방식을 거래별로 정리합니다.
  • 회사 손해와 개인 손해를 구분하고, 각각에 맞는 민사상 회복수단을 따로 설계합니다.
  • 친족 간 범죄에서도 고소기간과 고소의사를 분명하게 관리합니다.
  • 공개 폭로보다 증거보존과 재산보전을 먼저 처리합니다.

가족을 보호하는 법과 가족에게서 피해자를 보호하는 법

가족의 자율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원칙은 힘의 균형과 자발적인 동의가 있을 때 의미가 있으므로, 경제권을 독점한 가족이 다른 가족의 수입과 회사, 계좌를 장기간 통제한 사안을 ‘집안일’로만 보면 피해자가 법의 보호 밖에 놓이게 되고, 가족을 보호하는 법은 가족 안의 약자를 보호하는 법으로 기능해야 합니다.

복합사례|가족이 관리한 법인과 개인 수익

연예인이나 전문직 종사자가 자신의 활동에 집중하고 가까운 가족이 법인 설립과 계좌·세금·비용 처리를 맡는 사례를 가정하면, 수익은 개인계좌와 법인계좌로 나뉘어 들어오고 가족은 대표와 임원, 주주와 회계담당자의 지위를 겸하게 되는데, 수년 동안 문제없이 운영되다가 관계가 무너지면 당사자는 자신의 수입이 어디에 쌓였는지조차 알기 어려운 상태에 놓입니다.

이때 “가족이 돈을 빼갔다”는 한 문장만으로는 형사와 민사 어느 쪽도 설계하기 어렵기 때문에, 계약상 개인에게 귀속되는 수입과 법인의 매출, 회사가 부담해야 할 비용, 대표의 정당한 보수와 배당, 회사가 보관하던 개인 돈을 먼저 구분해야 하고, 같은 송금이라도 급여일 수 있고 비용상환일 수 있으며 허위 인건비나 개인 소비일 수도 있다는 점을 거래마다 확인하게 됩니다.

피해자를 회사와 개인으로 나누어야 한다

회사계좌에서 근거 없이 돈이 빠져나갔다면 일차적 피해자는 회사가 되고, 개인의 출연료나 정산금이 계약에 반해 회사 또는 가족에게 귀속되었다면 개인의 피해가 별도로 존재하며, 주주가 입은 주식가치 하락은 회사 손해와 같은 원인에서 발생한 간접손해에 해당할 수 있으므로, 누구 명의로 어떤 청구를 할지를 이 세 층으로 나누어 정해야 합니다.

형사고소는 자금의 성격과 보관자의 지위를 분명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되지만 사업관계 전체의 해소와 손해 회복까지 자동으로 해결해 주지는 않아서, 수사기관이 인정한 범죄금액과 민사상 정산금이 같지 않을 수 있고 법인이 입은 손해를 개인이 바로 수령할 수도 없으므로, 형사절차와 회사 손해배상, 개인 정산을 하나의 회복계획 안에서 순서를 정해 배열해야 합니다.

거래별로 만들어야 할 증거 묶음

  • 수익이 발생한 계약과 실제 입금계좌를 연결합니다.
  • 법인카드·급여·가공 인건비·용역비를 수령인별로 정리합니다.
  • 회사와 개인의 세금신고가 어떤 귀속을 전제로 했는지 대조합니다.
  • 정당한 보수·배당·비용상환과 근거 없는 개인사용을 분리합니다.

회복전략을 세울 때의 질문

  1. 회사가 돌려받아야 할 돈과 개인이 돌려받아야 할 돈이 각각 얼마인지
  2. 고소기간과 증거보존, 재산보전 중 무엇이 가장 시급한지
  3. 유죄판결 이후에도 남을 민사·회사법상 절차가 무엇인지

노종언 변호사의 실무 포인트

노종언 변호사 ▸ 가족 간 재산범죄 사건은 ‘누가 나쁜가’보다 ‘어떤 돈을 누구를 위해 보관했고 어떤 권한으로 어디에 사용했는가’를 입증하는 사건이므로, 회사와 개인, 형사와 민사를 먼저 분리한 뒤 다시 하나의 회복전략으로 연결하는 순서를 지켜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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