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서에서 전화가 왔다는 말을 들은 순간, 부모는 대개 세 가지 오해를 먼저 합니다. 아이가 이미 범죄자로 취급되는 것은 아닌가, 지금 당장 경찰서로 가야 하는 것인가, 변호사를 부르면 오히려 더 의심받는 것은 아닌가. 저는 소년사건을 맡아오면서 이 세 가지 오해 때문에 초기 대응을 놓친 가정을 여럿 봤습니다. 참 안타깝습니다.
임의동행은 형사소송법 제199조 제2항에 따라 거절할 수 있고 출석요구서(소환장)는 응해야 합니다. 전화 한 통이 어느 쪽인지 먼저 확인하고, 경찰관 이름·소속·연락 일시·조사 사유를 기록해두는 것이 첫 순서입니다.
그러나 해결은 가능합니다. 경찰 조사 연락을 받은 직후 72시간 — 이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가 이후 처분 결과를 상당 부분 결정하거든요. 지금부터 그 순서를 하나씩 짚어드리겠습니다.
첫 번째 전화가 걸려온 그 순간 —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
아래 체크리스트에 경찰 조사 72시간 대응 순서를 정리했습니다. 통지 연락을 받은 직후부터 조사 당일까지의 흐름을 한눈에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경찰서에서 연락이 왔을 때, 제가 부모님께 가장 먼저 여쭤보는 질문이 있습니다. “임의동행 요청이었나요, 아니면 출석 요구서(소환장)가 발송됐나요?” 이 두 가지는 법적 의미가 완전히 다릅니다.
임의동행은 경찰이 피의자에게 임의로 동행을 요청하는 것으로, 형사소송법 제199조 제2항에 따라 상대방이 거절할 수 있습니다. 반면 출석 요구서(소환장)는 정식 서면으로 발송되는 것으로, 정당한 이유 없이 불응하면 구인장이 발부될 수 있습니다. 전화 한 통이었다면 임의동행 요청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전화를 받으셨다면 이것만 기록해두십시오 — 경찰관 이름, 소속 경찰서 및 부서, 연락한 날짜·시간, 조사 사유로 언급된 내용. 이 메모가 이후 변호인과의 상담에서 매우 중요하게 쓰입니다.
임의동행 — 거절해도 불이익 없습니다
많은 부모님이 “거절하면 의심받지 않을까” 걱정하십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법은 거절권을 명시적으로 보장하고 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199조 제2항은 “임의동행의 경우 동행을 거부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어야 하며, 언제든지 퇴거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소년사건에서는 소년법 제10조도 적용됩니다. 소년이 경찰 조사를 받을 때 보호자나 보조인을 동행시킬 수 있고, 조사관은 소년의 품성·행동·경력·환경 등을 조사해야 합니다. 아직 변호인을 선임하지 않은 상태라면 “변호인과 상의 후 일정을 잡겠다”고 정중히 답하시면 됩니다.
실제로 제가 경험한 사건 중 조사 직전 변호인 없이 경찰서에 간 중학생이 수십 분 만에 불리한 진술을 해버린 경우가 있습니다. 그 진술은 이후 소년보호사건에서 고스란히 기록으로 남았거든요. 아이 혼자, 심지어 부모만 동행한 상태에서 경찰서에 가는 것은 피하실수록 좋습니다.
72시간 안에 변호인과 접촉해야 하는 이유
소년 형사 절차에서 변호인은 언제 선임해도 됩니다. 하지만 경찰 조사 전에 선임하는 것과 조사 후에 선임하는 것은 결과가 전혀 다릅니다. 이유는 단 하나 — 초기 진술입니다.
형사소송법 제244조의3은 피의자에게 진술거부권을 보장합니다. 자신에게 불이익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않을 권리가 있고, 경찰은 조사 전에 반드시 이를 고지해야 합니다. 그런데 중학생 아이들은 이 권리를 인지하지 못한 채 “모든 걸 솔직하게 말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들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관계와 다른 부분까지 인정해버리는 거죠.
변호인이 조사 전에 함께 있으면 다릅니다. 형사소송법 제30조에 따라 피의자는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있고, 변호인은 경찰 조사 과정에 참여해 부당한 질문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또 조사 전에 아이와 단둘이 면담해 어디까지 인정하고 어디서 묵비권을 행사할지 미리 정할 수 있거든요.
법무법인 존재에서는 이런 초기 대응을 전담팀이 함께합니다. 소년사건은 변호사 한 명이 혼자 담당하는 것과 전담팀이 분업하는 것의 차이가 생각보다 큽니다. 노종언 대표변호사가 청소년 사안을 직접 챙기고, 재판부 출신 윤지상 대표변호사의 시각이 더해지는 구조입니다.
자녀가 경찰 조사 연락을 받으셨다면
법무법인 존재는 72시간 초기 대응부터 변호인 선임·조사 준비까지 한 호흡으로 설계합니다. 부장판사 출신 윤지상 대표변호사의 재판부 시각과 노종언 대표변호사의 청소년 공감이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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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당일 — 준비해야 할 것들
조사 날짜가 잡혔다면 전날 이것들을 챙기십시오.
- 보호자 동석 신청: 소년법 제10조에 따라 보호자 또는 보조인의 동석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경찰서 방문 전 미리 해당 조사관에게 요청하는 것이 좋습니다.
- 사건 경위 메모: 아이와 사전에 이야기를 나누어 사건 경위를 정확히 정리해 두십시오. 조사장에서 혼란스러울 때 도움이 됩니다.
- 아이 정신 건강 상태 확인: 극도로 불안하거나 불면이 지속되고 있다면 조사 전 이를 조사관에게 전달할 수 있습니다. 소년심리 전문가의 의견서가 있다면 더 좋습니다.
- 학교생활 관련 자료: 생활기록부 사본, 담임교사 확인서, 학교 출결 기록 등은 소년부 처분 단계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경찰 단계부터 미리 준비해 두십시오.
조사 중 아이가 모르는 사실이나 기억나지 않는 부분에 대해 추측으로 대답하지 않도록 미리 알려주십시오.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모릅니다”는 적법한 답변입니다. 추측성 진술이 오히려 사실과 다른 기록을 만드는 경우가 있거든요.
조사 이후 — 처분 경로가 달라집니다
경찰 조사가 끝나면 사건은 크게 3개의 경로를 갑니다.
첫 번째는 경찰 단계 종결입니다. 범죄 혐의가 소명되지 않거나 피해가 경미한 경우, 경찰이 자체적으로 불송치(내사 종결) 결정을 내립니다. 이 경우 이후 절차로 넘어가지 않습니다.
두 번째는 검찰 송치 후 소년부 송치입니다. 검사가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하면 소년사건을 소년부(가정법원 또는 지방법원 소년부)로 송치합니다. 이 단계부터 소년법 제32조 보호처분이 적용됩니다. 처분 1호부터 10호까지 구분되는 구조와 판단 기준은 이 글에서 자세히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검사의 불기소 또는 기소유예입니다. 형사처벌 대신 종결되는 결정이지만, 이 역시 기록이 남으므로 이후 관리가 필요합니다.
제 경험상 경찰 단계에서의 초기 대응이 이 분기를 결정짓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피해자와의 합의, 반성문 작성, 학교 측과의 소통 — 이런 요소들이 경찰 단계부터 이미 쌓이기 시작합니다. 이 시점을 놓치면 검사나 재판부를 설득하는 데 시간이 훨씬 더 걸리게 됩니다.
촉법소년 연령(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에 해당한다면 형사처벌 대신 소년보호사건으로만 처리됩니다. 연령 기준과 기록 영향에 대한 상세 내용은 이 글을 참고하십시오.
또한 소년심판에서 보조인(변호인) 역할이 처분 결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이 글에서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자주 묻는 질문
임의동행을 거절하면 나중에 불이익이 있나요?
노종언 변호사 ▸ 법적으로는 불이익이 없습니다. 형사소송법 제199조 제2항은 임의동행 거절권을 명시하고 있고, 거절 자체가 불리한 심증으로 작용하지 않습니다. 다만 거절 후 “변호인 선임 후 일정을 잡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전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응답이 지속되면 소환장이 발송될 수 있거든요.
중학생도 진술거부권이 있나요?
노종언 변호사 ▸ 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244조의3은 연령을 구분하지 않습니다. 만 14세 미만이든 이상이든, 경찰은 조사 전 반드시 진술거부권을 고지해야 합니다. 고지를 받지 못한 상태에서 한 진술은 이후 증거 사용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모르면 모른다고, 기억 안 나면 기억 안 난다고 말해도 된다”고 미리 알려주십시오.
경찰 조사에 부모가 반드시 동석해야 하나요?
노종언 변호사 ▸ 소년법 제10조는 보호자 동석을 허용하되 의무로 규정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실무에서는 조사관에게 사전에 보호자 동석 의사를 밝히는 것이 좋습니다. 간혹 조사관이 “부모 없이 아이만 오라”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보조인(변호인)과 함께 오겠다”고 답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입니다.
경찰 조사 결과가 학교에 통보되나요?
노종언 변호사 ▸ 경찰이 조사 사실 자체를 학교에 자동 통보하는 규정은 없습니다. 다만 사안이 학교폭력예방법상 학교폭력에 해당하면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가 별도로 열리고, 그 결과가 생활기록부에 기재될 수 있습니다. 학폭위와 형사(소년) 절차는 병렬로 진행됩니다. 두 트랙을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경찰 조사 단계에서 변호사 선임 비용이 부담스럽습니다
노종언 변호사 ▸ 소년사건에서 국선변호인 제도는 소년심판 단계부터 적용됩니다. 경찰 조사 단계에서는 원칙적으로 사선(私選) 변호인을 직접 선임해야 합니다. 비용 부담이 어렵다면 법무부 법률홈닥터나 대한법률구조공단을 통해 무료 법률 상담을 먼저 받으시는 것도 방법입니다. 다만 초기 대응의 중요성을 감안하면, 상담 단계에서라도 전문 변호사와 사건 방향을 먼저 잡는 것이 결과에 훨씬 유리합니다.
아이가 경찰 조사 연락을 받은 순간은 부모에게도, 아이에게도 무척 혼란스러운 시간입니다. 그 혼란 속에서도 72시간을 잘 쓰면 이후의 흐름이 달라집니다.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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