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째 별거 중입니다, 시민권을 받기 전에 이혼할 수 있을까요 — 장기 별거·국적 전환 중 국제이혼 실무 가이드

목차

13년째 별거 중입니다, 시민권을 받기 전에 이혼해야 할까요

한국을 떠난 지 오래된 배우자가 국적 전환을 앞두고 있다면, 남은 배우자는 이혼을 먼저 시작해야 할지, 기다려야 할지 선택의 기로에 놓입니다. 반대로 해외에서 시민권 취득을 앞둔 분은 ‘시민권을 받은 뒤에 이혼하면 더 복잡해지지 않을까’ 하는 불안을 안게 됩니다. 두 입장 모두, 실제로는 같은 질문 앞에 서 있습니다. “지금 이 상태로 이혼 소송을 시작할 수 있는가, 시작하면 어느 나라 법이 적용되는가.”

10년이 넘는 장기 별거, 한국 국적과 미국 영주권의 공존, 미성년 자녀의 한국 거주. 이 세 요소가 겹치면 이혼 절차는 ‘어느 나라에서 소송할지’를 정하는 것부터 다르게 풀립니다. 이 글은 국제이혼·장기별거·자녀 양육권이 동시에 걸린 상황에서, 소송을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점검해야 할 쟁점을 실무 기준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핵심 결론 — 배우자 한 명이 한국에 거주하고 있으면, 해외 거주자도 한국 법원에 이혼 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국적 전환 전이 전략적으로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01. 국제재판관할 — 한국 법원에서 이혼할 수 있을까

국제이혼의 첫 관문은 ‘어느 나라 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가’입니다. 2022년 전면 개정된 국제사법 제56조는 이혼 사건의 국제재판관할을 명문화했습니다.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 1. 피고의 일상거소가 한국에 있을 때

상대방 배우자가 한국에서 실제로 생활하고 있다면, 원고가 해외에 있어도 한국 법원에서 이혼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주민등록, 국내 주소지, 국내 직장 등이 증거가 됩니다. ‘피고가 한국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국제재판관할은 인정됩니다. 해외 거주자가 한국에 남은 배우자를 상대로 소송을 시작하는 가장 흔한 관할 근거입니다.

▸ 2. 원고의 일상거소가 한국에 있고 일정 요건을 갖출 때

반대로 한국에 남은 배우자가 해외 거주 배우자를 상대로 소송하는 경우, 한국에서 혼인 중 마지막 일상거소를 두었거나 혼인과 관련한 실질적 연결점이 있으면 한국 관할이 성립합니다. 결혼 초기에 한국에서 신혼 생활을 하다가 한 사람이 해외로 이주한 경우, 한국 법원의 관할은 인정되는 편입니다.

즉, 장기 별거 상태에서 두 사람 중 한 명이라도 한국에 거주하고 있다면, 한국 법원에서 이혼 소송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국적과 별개의 문제입니다. 영주권자든 시민권 신청자든, 한국 국적만 유지하고 있다면 관할을 두고 싸울 이유가 크게 없습니다.

02. 준거법 — 한국 민법이 적용될까, 미국 주법이 적용될까

관할이 정해지면 다음은 ‘어느 나라 법을 적용하느냐’입니다. 국제사법 제66조는 이혼의 준거법을 정하고 있습니다. 부부의 동일한 본국법, 동일한 일상거소지법, 가장 밀접한 관련국법의 순서입니다.

구분적용 순서장기 별거·국제이혼에서의 의미
1순위부부의 동일한 본국법두 사람 모두 한국 국적이면 한국법. 한 명이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면 이 요건이 깨진다.
2순위동일한 일상거소지법한 명이 한국, 한 명이 미국에 각각 산다면 ‘동일한 일상거소’가 성립하지 않는다.
3순위가장 밀접한 관련국법자녀 거주지, 혼인 생활의 중심지, 재산 소재지 등을 종합해 법원이 판단한다.

‘시민권을 받기 전이 유리한가’ 하는 질문의 답은 여기서 갈립니다. 두 사람이 같은 한국 국적을 유지하는 동안에는 1순위 규정에 따라 한국 민법이 적용되지만, 해외 배우자가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국적이 달라지면 1순위가 소멸하고 2·3순위 판단으로 넘어갑니다. 자녀가 한국에 있거나 혼인 기간 대부분을 한국에서 보냈다면 여전히 한국법이 적용될 가능성이 크지만, 상대방이 “미국 주법 적용”을 주장할 여지가 생기면서 쟁점이 늘어납니다.

‘이혼을 지금 시작할지, 시민권 취득 후로 미룰지’를 판단할 때, 단순히 감정적으로 결정하기보다 준거법 다툼의 여지가 얼마나 커지는지를 먼저 가늠해 보는 것이 실무적으로 맞습니다.

국제사법 제66조 준거법 순서 요약

동일 본국법 → 동일 일상거소지법 → 가장 밀접한 관련국법. 국적이 다르고 거주지가 다르면 3순위 ‘밀접한 관련국’을 두고 다툼이 벌어진다.

03. 장기 별거 — 10년 넘게 떨어져 살면 혼인은 자동으로 파탄되나

한국 민법은 재판상 이혼 사유를 제840조에 여섯 가지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장기 별거 자체가 독립된 사유로 명시되어 있지는 않지만, 제6호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의 대표적인 증표로 실무에서 인정됩니다.

▸ 1. 몇 년 별거하면 이혼이 가능한가

‘몇 년 떨어져 살면 자동 이혼’ 같은 기준은 없습니다. 대법원은 기간을 기계적으로 보지 않고, 별거의 원인·태양·관계 회복 가능성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다만 실무에서 5년 이상 연락·경제 공동체가 사실상 단절된 상태라면 혼인 파탄을 인정한 판결이 다수 축적되어 있습니다. 10년이 넘는 별거는 일방이 파탄의 책임을 가졌더라도 혼인 유지에 관한 주장이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조건입니다.

▸ 2. 해외 거주 자체가 유책 사유가 되는가

유책 배우자의 이혼 청구는 원칙적으로 제한됩니다. 그러나 ‘해외에 살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유책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별거의 원인이 일방적 이주·연락 두절·가족 부양 회피였는지, 아니면 경제적·가족적 사정으로 합의된 이주였는지에 따라 평가가 달라집니다. 재판 실무에서는 별거 이후의 연락 빈도, 생활비·양육비 송금 기록, 자녀 면접 시도 기록이 유책 판단의 결정적 자료가 됩니다.

04. 재산분할 기준 시점 — 별거 시작 시점인가, 소송 제기 시점인가

장기 별거 사건에서 가장 민감한 쟁점입니다. 대법원은 재산분할의 기준 시점에 대해 사실심 변론 종결 시점을 원칙으로 하면서도, 혼인이 사실상 파탄된 때 이후 취득한 재산은 분할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고 판시해 왔습니다.

▸ 1. ‘별거하고 번 돈’은 분할 대상일까

이 쟁점이 다시 부각된 것은 최태원·노소영 사건입니다. 별거 이후 일방이 독자적으로 형성한 재산은 원칙적으로 배우자의 기여가 단절된 것으로 보아, 분할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기여도를 대폭 낮춰 산정합니다. 다만 별거 이전에 축적된 재산에서 파생된 수익(부동산 임대료, 배당 등)은 분할 대상에 포함될 여지가 있습니다.

▸ 2. 해외 소재 재산은 어떻게 되는가

미국에 있는 재산은 한국 법원 판결의 집행력이 곧바로 미치지 않습니다. 판결을 받은 뒤 미국 법원의 승인을 거치거나, 처음부터 미국 주 법원에서 병행 소송을 진행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반대로 한국 내 재산은 한국 법원 판결로 바로 집행할 수 있습니다. 재산 소재국을 조기에 파악해, 어느 나라에서 소송하는 것이 집행까지 고려한 실질적 이익이 큰지를 검토하는 것이 실무의 첫 단추입니다.

해외 거주·국적 전환·장기 별거가 동시에 걸린 이혼, 소송 시작 시점부터 점검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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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자녀 양육권 — 한국에 있는 아이, 의사는 어떻게 반영되나

미성년 자녀가 한국에 거주하고 있다면, 양육권·친권 다툼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자녀의 복리”입니다. 해외 거주 부모가 양육권을 주장하려면 ‘아이를 해외로 데려가는 것이 더 나은가’를 입증해야 하는데, 한국에서 장기간 안정적으로 생활해 온 자녀의 거주 환경 변경은 실무상 쉽게 인정되지 않습니다.

▸ 1. 자녀 의사 반영 — 몇 살부터 고려되는가

가사소송법은 자녀가 13세 이상이면 법원이 양육자 지정에서 자녀의 의사를 듣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 이하라도 사안에 따라 자녀의 의사와 정서적 안정도를 조사합니다. 이미 학교·친구·돌봄 환경이 한국에 형성되어 있다면, 해외 거주자가 양육권을 확보하는 것은 더 어려워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 2. 면접교섭 — 국경을 넘어 아이를 만날 권리

양육권이 인정되지 않더라도 면접교섭권은 별개로 보장됩니다. 국제이혼 판결에서는 방학 기간 해외 방문, 영상 통화 빈도, 방문 비용 분담 등 구체적인 교섭 계획을 판결문에 명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해외 거주 부모가 지속적인 양육 참여를 보여준 기록(송금, 영상 통화, 방문 이력)이 향후 면접교섭 범위를 정하는 데 결정적입니다.

▸ 3. 헤이그 협약과 아동 탈취

한국은 2013년 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에 가입했고, 미국도 가입국입니다.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아이를 다른 나라로 데려가는 행위는 협약상 ‘불법 이동’으로 평가되어 원상회복이 강제될 수 있습니다. 감정이 악화된 시점에서 우발적 ‘데려감’이 가장 위험한 선택이라는 점은 두 입장 모두에게 해당합니다.

06. 외국 이혼판결의 한국 승인 — 미국에서 받은 판결은 한국에서 유효한가

미국 주 법원에서 이혼 판결을 받은 뒤 한국 재산 문제를 정리하려면, 민사소송법 제217조의 외국판결 승인 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네 가지 핵심 요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 외국 법원의 국제재판관할이 인정될 것
  • 상대방에게 송달이 적법하게 이루어졌을 것
  • 외국 판결 내용이 대한민국의 선량한 풍속·사회질서에 반하지 않을 것
  • 대한민국과 해당 외국 사이에 판결 승인의 상호 보증이 있을 것

실무에서 가장 자주 문제되는 것은 송달입니다. 미국에서 공시송달이나 이메일 송달만으로 받은 판결은 한국에서 승인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한 미국 판결에 과도한 징벌적 손해배상이 포함되면 ‘선량한 풍속’을 이유로 일부만 승인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해외에서 소송을 먼저 시작하려는 경우, 한국에서 집행까지 이어질 수 있는 판결을 받도록 절차를 설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핵심 결론 — 미국 판결은 한국에서 자동으로 효력이 없습니다. 송달 요건을 갖추지 않으면 승인 거부될 수 있어, 처음부터 집행까지 고려한 소송 설계가 필요합니다.

07. 자가진단 — 국제이혼 소송 시작 전 점검할 7가지

아래 항목 중 3개 이상 해당한다면, 전문가와 소송 관할·준거법 설계를 먼저 논의하는 것을 권합니다.

  • 배우자 중 한 명이 해외에 거주하고 있고, 별거 기간이 5년을 넘었다
  • 두 사람의 국적이 달라졌거나, 곧 국적이 달라질 예정이다
  • 자녀가 한국에 있고, 해외 거주 부모와의 실질적 접촉이 오랫동안 단절되어 있다
  • 한국과 해외에 각각 재산이 흩어져 있다
  • 별거 이후 일방이 독자적으로 형성한 재산의 규모가 크다
  • 상대방이 한국 주소지에서 실질적으로 거주하고 있는지 확실하지 않다
  • 소송을 어느 나라에서 시작하는 것이 유리한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 자주 묻는 질문

Q1. 한국 국적을 유지한 채 미국 영주권만 가지고 있다면, 이혼 소송은 어디에서 해야 하나요?

배우자가 한국에 거주하고 있다면 한국 법원에서 충분히 소송이 가능합니다. 영주권은 국적과 무관하므로, 두 사람 모두 한국 국적을 유지하는 동안에는 한국 민법이 준거법으로 적용될 가능성이 큽니다. 관할과 준거법이 모두 한국으로 수렴되면 재산분할·양육권 판단 기준도 한국 실무에 따르게 되므로, 결과 예측이 쉬운 편입니다.

Q2. 시민권을 먼저 취득한 뒤에 이혼하면 불리해지나요?

‘자동으로 불리’해지는 것은 아니지만, 준거법 다툼의 여지가 커지는 것은 맞습니다. 두 사람의 국적이 달라지면 국제사법상 1순위 ‘동일 본국법’이 소멸하고, 상대방이 미국 주법 적용을 주장할 수 있는 근거가 생깁니다. 혼인 생활 대부분이 한국에서 이루어졌다면 여전히 한국법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지만, 쟁점이 늘어 소송이 장기화될 수 있습니다. 시민권 취득 시점과 이혼 청구 시점의 전략적 선택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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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전문 보기 (한국경제)

Q3. 10년 넘게 별거 중인데 상대방이 이혼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소송으로 이혼할 수 있을까요?

장기 별거는 민법 제840조 제6호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의 대표적 증거로 인정됩니다. 5년을 넘는 사실상 단절 상태라면 이혼 청구가 받아들여지는 사례가 다수 축적되어 있습니다. 다만 별거의 원인이 어느 쪽의 일방적 잘못에 있다면 ‘유책 배우자의 이혼 청구 제한’ 법리가 쟁점으로 떠오를 수 있어, 별거 전후의 사실관계를 정돈하는 작업이 먼저입니다.

Q4. 자녀가 한국에 있는데 해외 거주 부모가 양육권을 가져올 수 있나요?

실무상 쉽지 않은 길입니다. 법원은 ‘자녀의 복리’를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으며, 이미 학교·양육자·친구 관계가 안정된 자녀의 거주지 변경은 신중하게 판단합니다. 13세 이상이면 자녀의 의사도 직접 청취합니다. 해외 거주 부모는 양육권보다 면접교섭권을 구체적으로 설계하는 편이 현실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방학 방문·영상 통화·송금 기록은 향후 면접교섭 범위를 결정하는 근거가 됩니다.

Q5. 이미 미국에서 이혼 판결을 받았는데, 한국 재산분할은 따로 해야 하나요?

미국 판결이 한국에서 자동으로 효력을 가지는 것은 아닙니다. 민사소송법 제217조의 승인 요건(관할·송달·공서양속·상호보증)을 모두 충족해야 한국 내 재산에 집행할 수 있습니다. 특히 송달이 공시송달이나 이메일만으로 이루어졌다면 승인이 거부될 수 있습니다. 한국 재산이 있다면 처음부터 한국 법원에서의 소송 또는 한국에서 집행 가능한 형태의 외국 판결을 받는 쪽으로 설계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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