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언만으로 결정되지 않는 상속 — 법정상속 순위와 유류분이 보장하는 상속인의 최소 몫

이 글은 한국경제 로앤비즈에 기고된 윤지상 변호사의 칼럼을 바탕으로, 실제 의뢰인 관점에서 재구성한 글입니다.


“아버지께서 유언으로 전 재산을 큰형에게 물려주겠다고 공증까지 받아두셨습니다. 저희 남매는 한 푼도 받지 못하는 건가요?”

상속에서 유언의 자유는 보장됩니다. 다만 유언만으로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법이 정한 상속 순위, 유류분, 대습상속, 상속결격 같은 장치가 유언의 효력을 제한하는 경우가 실무에서 자주 생깁니다. 유언장을 쓴 쪽도, 그 결과에 놀라는 쪽도 미리 알아둬야 할 기본 구조를 정리했습니다.


📌 이 글의 핵심: 직계비속과 배우자는 법정상속분의 1/2, 직계존속은 1/3을 유류분으로 보장받습니다. 사실혼 배우자는 상속권이 없고, 자녀가 먼저 사망한 경우 손자녀와 며느리·사위가 대습상속인이 됩니다. 유언이 있어도 이 기본 구조 전부를 뒤집지는 못합니다.


유언의 자유, 그리고 넘을 수 없는 벽

사망은 법률적으로 개인의 재산과 채무가 한꺼번에 상속인에게 넘어가는 시점입니다. 헌법이 보장하는 사유재산 처분의 자유에 근거해 유언의 자유도 인정되지만, 실제로는 유언의 자유와 상속인 보호의 요청이 부딪히며 정리됩니다.

유언이 없거나 일부 재산만 유언으로 남긴 경우에는 법정상속이 적용됩니다. 우리 민법은 직계존비속·형제자매·4촌 이내 방계혈족을 혈족상속인으로, 배우자를 별도로 배우자상속인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유류분이라는 제도가 추가로 작동해서, 유언의 자유를 상속인 보호 쪽으로 당기는 역할을 합니다.


법정상속 순위 — 누가 먼저 받는가

민법이 정한 상속 순위는 피상속인의 직계비속 → 직계존속 → 형제자매 → 4촌 이내 방계혈족 순입니다. 같은 순위 안에서는 촌수가 가까운 쪽이 먼저이고, 같은 촌수라면 공동상속인이 됩니다.

순위상속인배우자의 지위
1순위직계비속 (자녀·손자녀 등)공동상속
2순위직계존속 (부모·조부모 등)공동상속
3순위형제자매배우자가 있으면 단독상속, 형제자매는 제외
4순위4촌 이내 방계혈족배우자가 있으면 단독상속, 방계혈족 제외

배우자는 항상 상속인이 됩니다. 직계비속이나 직계존속이 있으면 그들과 공동상속하고, 3·4순위만 있으면 배우자가 단독상속합니다. 법정상속인도 없고 특별연고자도 없으면 상속재산은 최종적으로 국고에 귀속됩니다.


법률혼과 사실혼 — 배우자 상속의 분명한 차이

법률혼 배우자는 사실상 별거 중이거나 이혼 소송이 진행 중이더라도, 이혼 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상속권이 그대로 인정됩니다. 반면 사실혼 배우자에게는 민법상 상속권이 없습니다. 오랜 기간 함께 생활했더라도 혼인신고가 되어 있지 않으면, 상속에서는 제3자의 지위에 가깝습니다.

사실혼 관계를 실질적으로 보호하려면 생전에 유언, 증여, 사인증여, 신탁 등 다른 도구를 함께 설계해야 합니다. 이 설계 없이 일방이 사망하면, 실질적 배우자는 직계비속·직계존속과의 재산 분쟁에서 법적 근거가 약해집니다.


직계비속 안에서의 구분 — 양자·혼외자·친양자

1순위 상속인은 직계비속입니다. 친생자와 양자, 혼인 중 출생자와 혼외자 사이에 상속분 차이는 없습니다. 상속 실무에서는 아래 구분이 특히 중요합니다.

  • 일반입양 양자 — 친생부모·양부모 양쪽 모두에게 상속권을 갖습니다.
  • 친양자 — 친생부모와의 관계가 단절되므로 친생부모로부터는 상속받지 못하고, 양부모에게만 상속권을 갖습니다.
  • 혼외자 인지 — 생부 사망 후 인지되어도 출생 시로 소급해 효력이 발생하므로, 다른 직계비속과 공동상속인이 됩니다.

대습상속 — 자녀가 먼저 사망했을 때

상속 상담에서 의외로 자주 빠뜨리는 것이 대습상속입니다. 상속 개시 전에 상속인이 될 직계비속이나 형제자매가 사망·결격된 경우, 그 사람의 직계비속과 배우자가 대신 상속을 받습니다.

  • 자녀가 먼저 사망한 경우, 그 자녀의 자녀(손자녀)와 배우자(며느리·사위)가 공동으로 대습상속인이 됩니다.
  • 사망한 자녀에게 직계비속이 없으면, 남은 배우자가 단독으로 대습상속합니다.
  • 다만 남은 배우자가 재혼한 경우에는 인척 관계가 소멸해, 대습상속권도 사라집니다.

손자녀 입장에서 보면, 부모가 먼저 돌아가신 경우 조부모의 재산을 직접 받을 수 있는 경로가 열립니다. 상담 중 “우리 아이는 자동으로 한 푼도 못 받는 것 아닌가” 하는 오해가 자주 있지만, 대습상속이 작동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상속결격 — 상속 자격이 박탈되는 경우

민법 제1004조는 다음과 같은 사유가 있으면 상속 자격을 박탈합니다.

  • 피상속인 또는 상속의 선순위자에 대한 살인·살인미수·상해치사
  • 사기·강박으로 피상속인의 유언을 방해하거나 강요·철회하게 한 행위
  • 유언서의 위조·변조·파기·은닉

상속결격 사유가 인정되면, 해당 상속인은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닌 것으로 취급됩니다. 상속을 포기한 경우에도 법적으로는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과 같은 지위에 놓입니다.


유류분 — 유언의 자유를 제한하는 상속인의 최소 몫

유류분은 일정 범위 상속인에게 법이 보장하는 최소 몫입니다. 유언으로 전 재산을 제3자에게 남겼더라도, 유류분권자는 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유류분권자유류분 비율 (법정상속분 기준)
직계비속1/2
배우자1/2
직계존속1/3

형제자매의 유류분은 2024년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폐지되어, 현재는 인정되지 않습니다. 유언으로 아무리 분배를 정해두어도, 직계비속과 배우자는 법정상속분의 절반은 반드시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이 제도의 핵심입니다.


상속 분쟁 전 확인해야 할 3가지

✅ 상속 분쟁 초기 체크리스트

1. 유언 유무와 형식 — 공정증서·자필증서·녹음·비밀증서·구수증서 중 어느 방식이며, 법정 요건을 갖추었는지 확인합니다. 형식 하자가 있으면 유언 자체가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2. 상속인 범위와 대습 여부 — 이미 사망한 상속인, 재혼 이력, 인지 여부, 친양자 관계를 가족관계등록부로 정리합니다.
3. 유류분 산정 기초 재산 — 증여 시점과 규모, 상속개시 당시의 상속재산을 정리해 유류분 기초재산을 계산해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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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뢰인 Q&A

Q. 아버지가 유언으로 전 재산을 한 자녀에게 주셨다면, 다른 자녀들은 아예 받지 못하나요?

윤지상 변호사: 그렇지 않습니다. 직계비속에게는 법정상속분의 1/2이 유류분으로 보장되므로, 유언으로 받지 못한 자녀는 상속인이자 수유자를 상대로 유류분 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청구 시점입니다. 유류분 침해를 안 날로부터 1년, 상속 개시일로부터 10년의 제척기간이 있으므로, 분쟁 가능성이 보이면 기간 계산을 서둘러야 합니다.

Q. 20년 넘게 함께 살았지만 혼인신고는 하지 않은 배우자입니다. 상속받을 수 있나요?

윤지상 변호사: 민법상 상속권은 법률혼 배우자에게만 인정되므로, 사실혼 배우자는 상속 절차에서 직접 지분을 주장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유언이나 사인증여, 유언대용신탁, 생전 증여 등을 통해 사실혼 배우자를 보호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생전에 아무런 설계가 없다면 직계비속·직계존속과의 분쟁에서 매우 불리해지므로, 생전에 미리 점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아버지보다 먼저 돌아가신 어머니, 그 뒤에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 저는 상속을 받을 수 있나요?

윤지상 변호사: 대습상속이 작동하는 전형적 사례입니다. 어머니가 할아버지보다 먼저 사망했다면, 어머니가 받을 상속분을 손자녀인 질문자와 나머지 대습상속인(어머니의 배우자·자녀들)이 이어받습니다. 다만 어머니의 배우자가 재혼했다면 그쪽은 대습상속권이 없어지므로, 가족관계등록부를 기준으로 상황을 확인해야 합니다.

윤지상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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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구체적인 법률 상담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개별 사안에 대해서는 전문 변호사의 상담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 칼럼 원문: “내 재산인데…” 유언해도 못 막는 상속 법칙 [윤지상의 가사언박싱] — 한국경제 로앤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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