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퇴·해산·손해배상·횡령을 구분하라

제3권 가족분쟁 대백과 · PART 3 · 가족 동업·회사분쟁

이 글은 『가족분쟁 대백과』 저자, 가사·형사 전문 노종언 변호사가 책 출판을 위해 마련한 원고를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 한 줄 답변
관계를 끝낸다는 한 문장 안에는 서로 다른 청구가 숨어 있다. 원하는 결과를 먼저 정해야 법률관계가 맞는다.
가족분쟁 대백과 담당 — 가사·형사 전문 노종언 변호사

동업분쟁에서 사람들은 흔히 ‘계약을 해지하고 투자금을 돌려달라’고 말한다. 그러나 민법상 조합은 일반 계약과 다르다. 한 사람만 빠지고 남은 사람이 사업을 계속할 것인지, 사업 자체를 끝낼 것인지, 상대방의 위법행위로 생긴 손해를 배상받을 것인지, 개인사용에 대해 형사책임을 물을 것인지 구분해야 한다.

동업 종료 시 선택할 수 있는 다섯 가지 청구의 목표와 계산·입증 사항을 정리한 표. 첫 열이 청구 머리글.
청구목표계산·입증
대여금 반환빌려준 원금·이자 회수반환 약정·잔액
동업 탈퇴정산나가는 사람의 지분가액 회수탈퇴일 자산·채무·영업권
해산·청산사업 종료 후 잔여재산 분배채권회수·채무변제·처분
손해배상계약위반·불법행위 손해 회복위반행위·인과관계·손해액
횡령 고소권한 없는 개인사용의 형사책임보관지위·사용처·불법영득

탈퇴

탈퇴는 한 사람이 공동사업에서 빠지고 다른 사람이 사업을 계속하는 구조다. 2인 조합에서 한 사람이 탈퇴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업재산은 남은 사람에게 귀속되고, 나간 사람은 탈퇴 당시 사업재산 상태를 기준으로 금전정산을 청구하는 구조가 될 수 있다.

탈퇴일 현재 자산 + 영업권 – 채무 = 순사업가치
순사업가치 × 내부 손익분배비율 ± 개인별 조정 = 정산금

해산과 청산

양쪽 모두 사업을 종료하려면 미수금을 회수하고, 재고·시설을 처분하고, 세금·임금·거래처 채무를 갚는 청산이 필요하다. 처리할 잔무가 남아 있는데 계좌잔액이나 보증금부터 나누면 외부 채권자와 추가분쟁이 생긴다.

손해배상

상대방이 장부를 숨기거나 영업기회를 개인회사로 이전해 손해를 발생시켰다면 정산과 별도로 손해배상이 문제 될 수 있다. 다만 사업실패 자체와 상대방의 위법행위로 인한 손해를 구분해야 한다. 예상이 빗나가 적자가 났다는 사실만으로 다른 동업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이 생기지는 않는다.

인출 시점이 중요한 이유

동업관계가 유지되는 중 공동재산을 임의 사용한 행위와, 유효한 탈퇴 뒤 사업을 계속하는 사람이 사업재산을 사용한 행위는 법적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 탈퇴통지의 내용과 도달일, 사업 단독운영 시작일을 정확히 정리해야 한다.

외부채무는 내부합의만으로 사라지지 않는다

동업자끼리 ‘앞으로 대출과 임대차는 형이 모두 부담한다’고 합의해도 은행·임대인에 대한 동생의 보증책임이 자동으로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외부 채권자의 동의와 계약변경이 필요한지 확인하고, 대신 변제할 경우의 구상권과 담보를 합의서에 넣어야 한다.

  • 동업 종료 통지에 탈퇴인지 해산인지 명시한다.
  • 정산 기준일과 이후 매출·비용의 귀속을 정한다.
  • 장부·계좌·재고를 기준일 현재 동결·보존한다.
  • 민사정산표와 형사의심거래표를 분리한다.
  • 외부계약의 명의변경·보증해지까지 완료한다.

복합사례|같은 5천만 원을 다섯 방식으로 청구하는 경우

동업자가 사업에서 나간 뒤 5천만 원을 요구한다고 하자. 그 돈은 처음 빌려준 대여금일 수도 있고, 탈퇴 당시 지분가치일 수도 있으며, 상대방이 개인적으로 가져간 자금의 반환액일 수도 있다. 사업이 모두 끝났다면 청산 후 잔여재산 분배이고, 상대방의 계약위반으로 생긴 추가 손해라면 손해배상일 수 있다.

청구금액이 같아도 입증할 사실과 기준일이 다르다. 대여금은 원금과 반환약정, 탈퇴정산은 탈퇴일 자산·채무와 정산비율, 손해배상은 위반행위·손해·인과관계, 횡령은 타인의 재물 보관과 불법영득의사를 입증해야 한다. 청구원인을 섞으면 상대방의 방어도 쉬워지고 판결 후 집행도 복잡해진다.

주위적·예비적 주장과 사실의 일관성

사실관계가 불명확한 경우 법률적으로 양립 가능한 범위에서 주위적·예비적 청구를 구성할 수 있다. 다만 “동업이 아니므로 대여금”이라고 주장하면서 동시에 “동업자로서 장부와 지분을 달라”고 모순되게 진술하면 신뢰가 흔들린다. 각 주장이 어떤 사실을 전제로 하는지 분명히 하고, 법원이 다른 법률관계를 인정할 경우의 대안으로 설명해야 한다.

관계를 종료하는 통지문도 목표를 반영해야 한다. 상대방이 사업을 계속하는 것을 인정하면서 자신만 나간다면 탈퇴이고, 사업 전체를 중단하고 자산을 처분하려면 해산이다. 단순히 “동업계약을 해지한다”는 문장만으로는 기준일과 이후 매출의 귀속이 불분명할 수 있다.

절차 선택표

  • 원금과 이자를 정해 빌려준 돈: 대여금 청구
  • 한 사람만 나가고 사업 계속: 탈퇴 지분정산
  • 사업 전체 종료: 해산·청산·잔여재산 분배
  • 특정 위반으로 추가 손해: 손해배상
  • 권한 없는 개인사용: 민사반환과 형사책임 분리

기준일 관리

법률관계 확정 → 종료의사 표시 → 기준일 확정 → 자산·채무 평가 → 청구와 보전

노종언 변호사의 실무 포인트

노종언 변호사 ▸ ‘투자금을 돌려달라’는 말로는 사건을 설계할 수 없다. 대여금, 탈퇴정산, 청산, 손해배상과 횡령 가운데 무엇을 요구하는지 먼저 정해야 한다.

다음 PART 예고 · PART 4 숫자로 읽는 가족분쟁
가족분쟁은 감정으로 시작해 숫자로 결론이 난다. 재무제표와 계정별 원장은 회계사의 전유물이 아니라 회사재산·개인재산·채권·채무를 구분하는 사건의 지도다.

15 재무제표 세 장으로 회사 상태를 읽는 법
16 대표자 가수금은 누구의 재산인가
17 가지급금은 숨은 재산인가, 숨은 채무인가
18 가족 급여·자문료·임차료는 정상 비용인가
19 비상장주식은 왜 액면가로 계산하지 않는가
20 세금이 가족분쟁의 결론을 바꾸는 순간
📎 가족분쟁 대백과 전체 목차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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