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이 개시된 이후에야 가족관계를 정리하다가 “수십 년 전 집을 나간 뒤 연락이 끊긴 형제”의 존재를 확인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남은 상속인들끼리 합의로 등기를 진행하려 해도, 등기소는 “행방불명된 상속인의 의사 확인이 안 돼 공동상속등기가 불가능하다”고 답할 것입니다. 거기에 남은 상속인 중 누군가는 채무 부담으로 상속포기를 원하는 상황까지 겹치면, 절차가 한층 더 복잡해집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실종선고 절차를 먼저 밟아 행방불명된 상속인의 법적 지위를 정리한 뒤 상속재산 분할로 넘어가야 합니다. 가정법원 부장판사 출신 윤지상 대표변호사(주석 민법 상속편 공동 저자)와 구하라법 입법을 주도한 노종언 대표변호사가 함께하는 법무법인 존재가, 실무 기준으로 이 과정을 정리해 드립니다.
📌 핵심 요약
① 행방불명 상속인이 있으면 공동상속등기·분할협의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② 부재기간 5년(일반실종) / 1년(특별실종) 경과 시 이해관계인이 가정법원에 실종선고를 청구합니다.
③ 실종선고가 확정되면 실종기간 만료 시점에 사망한 것으로 간주(민법 제28조)되어 상속이 개시되고, 상속재산분할·상속포기·한정승인 모두 정상 진행할 수 있습니다.
01. 실종선고 없이는 상속등기가 불가능한 이유
우리 민법은 상속재산을 공동상속인 전원의 협의로 분할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민법 제1013조). “전원 협의”라는 표현 그대로, 상속인 중 단 한 명이라도 의사 확인이 되지 않으면 분할협의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실무적으로 나타나는 막힘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 공동상속등기의 단독 신청 불가 — 각자 법정상속분으로 지분등기를 할 수는 있으나, 특정 상속인 명의의 단독 상속등기나 분할협의에 따른 이전등기는 전원 날인이 필요합니다.
- 예금·증권의 인출 불가 — 금융기관은 상속인 전원의 인감증명과 실명 확인을 요구합니다. 한 명의 소재가 확인되지 않으면 예금 인출이 장기간 정체됩니다.
- 상속포기·한정승인의 의사 확인 곤란 — 같은 채무를 둘러싼 공동상속인 사이의 선택도, 서로의 의사가 확인되지 않으면 각자의 전략을 결정하기 어렵습니다.
결국 행방불명 상속인의 “법적 지위”를 먼저 정리해야 합니다. 그 첫 문은 실종선고 절차입니다.
02. 실종선고란 — 민법 제27조·제28조의 의미
실종선고는 생사가 불분명한 사람에 대하여 가정법원이 실종기간의 경과를 근거로 법률상 사망한 것으로 간주하는 재판입니다(민법 제27조·제28조).
| 구분 | 부재기간 | 기산점 |
|---|---|---|
| 보통실종 | 5년 | 최후 소식 시점 |
| 특별실종(전지·침몰·항공 등 위난) | 1년 | 위난 종료 시점 |
실종선고가 확정되면 실종기간이 만료된 때에 사망한 것으로 간주됩니다(민법 제28조). 따라서 피상속인 사망 이후에 비로소 청구한 실종선고라 하더라도, 실종자의 “간주 사망일”이 피상속인 사망 시점보다 앞서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이 경우 실종자는 이미 상속 개시 전에 사망한 것으로 취급되어 상속인에서 제외되고, 그 직계비속이 있다면 대습상속(민법 제1001조)이 일어나게 됩니다.
즉 “언제 실종선고를 받느냐”보다 “실종기간이 언제 만료되었느냐”가 상속 구도를 결정합니다. 행방불명 기간이 이미 수십 년이라면, 실제 피상속인 사망 수십 년 전에 법적으로 사망 간주되었다는 뜻이며, 대습상속 인정 범위와 유류분 제척기간까지 영향을 받습니다.
03. 실종선고 청구 절차 — 5단계
청구인 자격 확인
이해관계인 또는 검사가 청구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27조). 상속인·배우자·채권자 모두 이해관계인에 포함됩니다.
관할 가정법원 청구서 접수
실종자의 최후 주소지 관할 가정법원에 실종선고 청구서를 제출합니다. 가족관계증명서·주민등록 말소 내역·최후 소식 당시 자료(편지·통화 기록 등)를 함께 제출하면 심리가 원활합니다.
공시최고 — 최소 6개월
법원은 실종자에 대한 공시최고 기간을 정합니다(가사소송규칙 제53조, 최소 6개월). 이 기간 동안 실종자의 생존 신고가 접수되지 않으면 실종선고 심판으로 넘어갑니다.
실종선고 심판 확정
가정법원이 실종선고 심판을 내리고, 심판이 확정되면 청구인이 1개월 이내에 시·구·읍·면의 장에게 실종신고를 해야 합니다(가족관계등록법 제92조). 이로써 가족관계등록부에 사망 간주 사실이 기재됩니다.
상속재산분할 또는 대습상속 정리
간주 사망일을 기준으로 상속재산분할협의를 다시 설계합니다. 실종자의 직계비속이 있으면 대습상속 비율을, 없으면 남은 공동상속인 사이의 분할로 정리합니다.
전체 기간은 공시최고만 6개월이 고정 소요되고, 자료 준비와 심판 확정까지 포함하면 일반적으로 8~12개월이 현실적인 기간입니다. “내일 상속등기를 해야 한다”는 급박한 상황에서는 뒤에서 설명할 부재자 재산관리인 선임으로 일부 재산의 관리·처분 문제를 먼저 해결할 수 있습니다.
04. 실종선고 확정 후 상속재산은 어떻게 나뉘는가
실종선고 심판이 확정되면 실종자는 실종기간 만료일에 사망한 것으로 간주됩니다. 상속 구도는 다음 두 갈래로 갈립니다.
▸ 1. 실종자에게 직계비속이 있는 경우 — 대습상속
실종자의 자녀·손자녀가 실종자의 상속분을 승계합니다(민법 제1001조). 다만 대습상속인이 본인의 상속분을 받기 위해서는 본인의 상속결격 사유가 없어야 하며, 실종자가 피상속인보다 “간주 사망일 기준으로” 먼저 사망한 것으로 확정되어야 합니다.
▸ 2. 직계비속이 없는 경우 — 남은 공동상속인 간 재분할
실종자의 상속분은 남은 공동상속인 사이에서 법정상속분 비율에 따라 재분배됩니다. 이미 법정상속분으로 각자 지분등기를 마친 상태라면, 실종자 지분을 둘러싼 경정등기나 명의 재조정이 필요합니다.
⚠️ 주의 — 실종선고 확정 전에 공동상속인끼리 “어차피 연락 안 되니 없는 사람으로 치자”며 분할협의서를 작성해 두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법적으로 아무 효력이 없습니다. 상속인이 전원 참여하지 않은 분할협의는 무효이며, 이후 실종자가 생환하거나 대습상속인이 나타나면 협의 자체가 뒤집힙니다. 반드시 실종선고 심판 확정 후에 다시 분할협의를 진행해야 합니다.
05. 채무가 많은 상속인의 상속포기 — 타이밍이 전부입니다
남은 상속인 중 한 명이 본인의 채무 부담으로 상속을 받지 않으려는 경우, 단순히 “이 상속분은 필요 없다”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법적 효력이 있는 상속포기(민법 제1019조) 또는 한정승인은 가정법원에 정식으로 신고해야 합니다.
- 신고 기간 — 상속 개시 및 본인의 상속인이 된 사실을 안 날로부터 3개월 이내. 이 기간이 지나면 단순승인으로 간주되어 피상속인의 채무까지 전부 승계됩니다.
- 분할협의서에 “포기” 문구만 쓰는 것은 상속포기가 아닙니다 — 가족끼리 “나는 안 받겠다”는 각서는 가정법원에 신고되지 않은 이상 단순 채무면책 합의에 불과합니다. 상속재산에서 나온 채무는 여전히 따라붙습니다.
- 상속포기 후에도 상속세 고지서는 올 수 있습니다 — 상속세는 상속포기자에게도 연대납부의무가 있습니다(국세기본법 제24조, 상속세및증여세법 제3조의2). 실무 대응은 상속포기 후 상속세 고지 실무 가이드에서 구체적으로 다룹니다.
실종선고와 상속포기는 시간축이 겹칠 수 있습니다. 피상속인 사망을 알게 된 시점부터 3개월이 이미 흐르는 동안 실종선고가 미확정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럴 때는 상속포기의 3개월을 지키기 위해 “일단 본인 몫으로 상속포기 신고”를 먼저 하고, 이후 실종선고 심판 확정과 분할 재구성을 병행하는 전략을 취합니다. 각 단계의 선후와 증빙을 잘못 엮으면 상속포기 자체가 무효가 되는 사례가 있어, 실무적 판단이 중요한 구간입니다.
06. 부재자 재산관리인 — 긴급한 재산관리가 필요할 때
실종선고는 최소 6개월의 공시최고 때문에 빠른 길이 아닙니다. 그 사이 상속재산 중 부동산이 훼손되거나 세금·관리비가 체납되면 모두에게 손해입니다. 이 공백을 메우는 제도가 부재자 재산관리인 선임(민법 제22조)입니다.
- 청구 법원 — 부재자의 최후 주소지 관할 가정법원
- 역할 — 부재자의 재산을 관리·보존하는 법정대리 성격의 직무. 일상적 관리를 넘는 처분(매각·담보 설정 등)은 별도 법원 허가가 필요
- 상속과의 관계 — 부재자 재산관리인 선임만으로는 상속등기를 마무리할 수 없습니다. 상속재산분할 효력을 발생시키려면 실종선고 확정까지 가야 합니다. 다만 예금 관리, 부동산 유지보수, 세금 납부 같은 현상 유지는 재산관리인을 통해 처리할 수 있습니다.
07. 실무에서 가장 자주 나오는 실수 3가지
▸ 1. “가족 모두 동의했으니 없는 사람으로 하자”
행방불명 상속인을 뺀 채 작성한 분할협의서는 무효입니다. 뒷날 실종자가 귀환하거나 대습상속인이 권리를 주장하면 협의서 전체가 흔들립니다. 수십 년 뒤 가족 간 손해배상·부당이득반환 소송으로 돌아오는 사례가 드물지 않습니다. 상속등기 누락과 가족 분쟁 대응법에서 미처 정리되지 않은 지분이 만들어내는 리스크를 구체 사례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 2. 상속포기 3개월 기한을 실종선고 이후로 미루기
실종선고가 늦어진다고 본인의 상속포기 신고까지 미루면 단순승인으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각자의 3개월 숙려기간은 본인이 상속인이 된 사실을 안 날부터 개별적으로 기산된다는 점, 꼭 기억해야 합니다.
▸ 3. 실종자의 직계비속 확인 누락
행방불명 기간이 길어지면 실종자에게 그 사이 자녀가 있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호적·가족관계등록부만 살피고 혼인외 자녀(인지 판결 포함)를 확인하지 않은 채 분할하면, 뒤에서 대습상속인의 유류분·상속회복청구가 들어올 수 있습니다. 실종자의 생활권에 대한 탐지·서면 조회가 실무의 한 축입니다. 대습상속 요건은 부모가 먼저 돌아가셨다면 — 대습상속의 요건과 상속재산분할 실무 가이드에서 상세히 정리했습니다.
실종선고는 “행방불명 상속인 문제를 정리하는 절차”로 이해되지만, 실무에서 더 결정적인 역할은 간주 사망일을 확정해 상속 구도를 재설계하는 것입니다. 간주 사망일이 언제로 잡히느냐에 따라 대습상속 여부, 유류분 기산점, 상속세 부과 기준 시점이 모두 달라집니다. 실종선고는 사람이 아니라 시간축을 정리하는 절차입니다.— 윤지상 대표변호사(가정법원 부장판사 출신, 주석 민법 상속편 공동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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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주 묻는 질문
Q1. 실종선고 청구부터 심판 확정까지 얼마나 걸리나요?
공시최고 6개월이 최소 기간이고, 자료 준비·심리·확정을 합하면 일반적으로 8~12개월이 현실적인 기간입니다. 최후 소식 시점과 자료 구비 상태에 따라 단축 또는 연장될 수 있습니다.
Q2. 실종선고가 확정되기 전에 상속포기만 먼저 할 수 있나요?
네. 본인의 상속포기 3개월 기간은 실종선고와 별개로 진행됩니다. 피상속인 사망과 본인이 상속인이 된 사실을 안 때부터 3개월 이내에 관할 가정법원에 상속포기를 신고하면 됩니다. 실종선고 확정은 분할협의·등기 단계에서 필요한 요건일 뿐, 상속포기의 전제가 아닙니다.
Q3. 수십 년 행방불명된 형제의 상속분은 결국 누구에게 가나요?
실종선고 확정 시 간주 사망일이 피상속인 사망보다 앞서면 그 형제는 상속인이 아닌 것으로 정리됩니다. 그 직계비속이 있으면 대습상속이 성립해 자녀·손자녀가 그 상속분을 받고, 직계비속이 없으면 남은 공동상속인 사이에서 법정상속분으로 재분배됩니다.
Q4. 부재자 재산관리인만 선임하면 상속등기가 되나요?
되지 않습니다. 부재자 재산관리인은 부재자의 재산을 관리·보존하는 권한만 있을 뿐, 상속재산 분할 자체의 효력을 발생시킬 수 없습니다. 공동상속등기나 분할에 따른 이전등기는 실종선고 심판 확정 이후에 가능합니다. 다만 세금 납부, 예금 관리, 부동산 유지보수 같은 현상 유지 업무는 재산관리인을 통해 처리할 수 있습니다.
Q5. 실종선고 확정 후 행방불명자가 돌아오면 상속은 어떻게 되나요?
이해관계인의 청구로 가정법원이 실종선고를 취소합니다(민법 제29조). 이 경우 실종선고를 전제로 이루어진 상속재산 이전은 원칙적으로 원상회복해야 하지만, 선의로 취득한 제3자의 권리는 보호됩니다. 이미 처분된 재산에 대해서는 현존이익 범위 내 반환이 실무 기준입니다. 또한 생환 사실에 대한 증빙·진술이 실제로 행방불명이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될 경우 손해배상 문제까지 번질 수 있어, 실종선고 자체의 신중함이 특히 요구됩니다.
Q6. 실종선고 확정 후 상속등기와 취득세는 어떻게 처리하나요?
실종선고 심판이 확정되면 가정법원은 심판서·확정증명서를 발급합니다. 이를 근거로 가족관계등록부에 사망 기록이 반영되고, 이후 기본증명서·가족관계증명서·말소된 주민등록표를 첨부해 피상속인 소유 부동산의 상속등기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취득세는 지방세법 제20조 제1항에 따라 상속개시일(실종기간 만료일)로부터 6개월 이내 신고·납부가 원칙이지만, 실종선고 확정은 상속개시일 이후가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선고 확정을 안 날부터 6개월”이 인정되는 사례가 많습니다. 무주택·1주택 특례, 농지·임야 특례, 가업상속공제까지 함께 검토해야 하며, 상속세 신고·취득세 감면·부동산 이전등기를 원스톱으로 설계하지 않으면 가산세가 누적됩니다.
법무법인 존재
가사 · 상속 · 소년 · 국제가사 전문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구체적인 법률 상담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개별 사안에 대해서는 전문 변호사의 상담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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