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 처벌법 피해자 대응 가이드 — 2026년 피해자보호명령 도입, 신고부터 접근금지까지

2024년 한 해 동안 스토킹으로 입건된 사건은 13,533건. 112에 접수된 스토킹 신고는 31,947건에 달한다. 그중 절반 이상인 54.2%가 전·현 배우자나 연인, 즉 가까운 사람에 의한 범죄였다.

이혼 후 전 남편이 집 앞에서 기다린다. 헤어진 연인이 하루에 수십 통씩 전화를 건다. 차단해도 새 번호로, 지인을 통해서, 직장 앞에서. 이런 행위가 단순한 집착이 아니라 형사처벌 대상 범죄라는 사실을 모르는 피해자가 여전히 많다.

이 글은 스토킹 피해를 당했을 때 즉시 취해야 할 법적 조치를 실무 순서대로 정리한다. 2026년 3월 국회를 통과한 피해자보호명령 제도까지 반영했다.


스토킹처벌법, 어떤 행위가 처벌 대상인가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스토킹처벌법)은 2021년 제정되어 같은 해 10월 시행되었다. 22년간의 입법 논의 끝에 만들어진 법이다. 이후 2023년 대폭 개정을 거쳐 현재의 형태를 갖추었다.

처벌 대상 행위 7가지 (제2조)

  1. 접근·추적: 따라다니거나 진로를 막아서는 행위
  2. 매복·감시: 주거, 직장, 학교 등에서 기다리거나 지켜보는 행위
  3. 통신 접근: 전화, 문자, SNS, 이메일 등으로 글·말·사진·영상을 보내는 행위
  4. 물건 전달: 직접 또는 제3자를 통해 물건을 보내거나 주거 부근에 놓는 행위
  5. 물건 훼손: 주거 등에 놓인 물건을 망가뜨리는 행위
  6. 개인정보 유포 (2023년 추가): 개인정보나 위치정보를 온라인에 퍼뜨리는 행위
  7. 사칭 (2023년 추가): 피해자인 것처럼 가장하는 온라인 행위

핵심은 반복성이다. 대법원은 “개별 행위가 비교적 경미하더라도 누적·반복으로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일으키기 충분하면 스토킹 범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대법원 2023.9.27. 선고 2023도6411). 부재중 전화 한 통도, 반복되면 스토킹이다(대법원 2023.5.18. 선고 2022도12037).

처벌 수위

유형 형량
기본 스토킹 범죄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
흉기·위험물건 휴대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
잠정조치 위반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
피해자보호명령 위반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
💡 한 줄 답변
2021년 시행·2023년 개정으로 접근·추적·매복·통신·물건 전달·물건 훼손·개인정보 유포·사칭 7가지가 처벌 대상입니다. 신고 즉시 응급조치·잠정조치(접근금지)부터 시작하고, 2026년 3월 통과한 피해자보호명령 제도를 함께 활용할 수 있습니다.

2023년 개정으로 반의사불벌죄가 폐지되었다. 이전에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하면 처벌할 수 없었다. 가해자의 회유나 협박에 의해 합의를 강요당하는 구조적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피해자 의사와 관계없이 수사·기소가 진행된다.


피해자가 즉시 취해야 할 3단계

1단계: 112 신고 — 긴급응급조치 요청

스토킹 피해를 인지한 즉시 112에 신고한다. 출동한 경찰관(사법경찰관)은 직권 또는 피해자 요청으로 긴급응급조치를 내릴 수 있다.

긴급응급조치 내용 (제4조)

  • 피해자로부터 100미터 이내 접근 금지
  • 전기통신(전화, 문자, SNS 등)을 이용한 접근 금지
  • 보호 대상: 피해자 본인뿐 아니라 동거인, 가족까지 포함

이 조치는 경찰이 현장에서 즉시 내릴 수 있으며, 별도의 법원 결정이 필요 없다.

실무 팁: 신고할 때 반드시 “긴급응급조치를 요청합니다”라고 명시적으로 말해야 한다. 단순히 “스토킹을 당하고 있다”고만 하면 상담이나 경고에 그칠 수 있다.

2단계: 증거 확보 — 수사와 재판의 핵심

경찰 신고와 동시에 증거를 체계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증거 유형 확보 방법
문자·카톡·DM 스크린샷 + 날짜·시간 포함 전체 대화 캡처
전화 기록 통화 내역 캡처, 녹음(합법)
매복·추적 CCTV 영상, 블랙박스, 직접 촬영
물건 전달 택배 송장, 현장 사진
온라인 행위 게시글 URL 저장, 웹페이지 캡처
목격자 진술서 확보

대법원은 “피해자가 실제로 불안감을 느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객관적·일반적으로 불안감을 일으키기 충분하면 스토킹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대법원 2025.10.30. 선고 2025도36). 따라서 “나는 괜찮다”는 심리 상태와 무관하게, 행위 자체를 기록하는 것이 중요하다.

3단계: 잠정조치 신청 — 법원의 강제력 확보

긴급응급조치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 검사가 법원에 청구하는 잠정조치(제9조)를 통해 법적 강제력을 높여야 한다.

잠정조치 내용

  • 접근 금지
  • 전기통신 접근 금지
  •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2023년 추가)
  • 보호 대상: 피해자, 동거인, 가족

잠정조치를 위반하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2026년 3월 개정 — 피해자보호명령 제도 도입

2026년 3월 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개정안의 핵심은 피해자보호명령 제도다.

무엇이 바뀌었나

기존 개정 후
접근금지는 검사만 법원에 청구 가능 피해자가 직접 법원에 신청 가능
검사가 청구하지 않으면 피해자는 방법 없음 검사 미청구 시 90일 이내 피해자 직접 신청

이전에는 피해자가 접근금지를 원해도 경찰이 수사를 미루거나, 검사가 잠정조치를 청구하지 않으면 속수무책이었다. 피해자보호명령 제도는 이 구조적 공백을 메운다.

이 제도는 기존에 가정폭력과 아동학대 분야에만 있었던 것으로, 스토킹 범죄에도 확대 적용된 것이다.


이혼·가정폭력과 스토킹 — 가장 위험한 교차점

스토킹 범죄 통계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숫자는 54.2%다. 전체 스토킹의 절반 이상이 전·현 배우자나 연인 관계에서 발생한다.

이혼 과정에서 발생하는 스토킹의 특징

  1. 분리 직후가 가장 위험: 이혼 절차 중이거나 별거 직후 스토킹이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2. 가정폭력의 연장: 혼인 중 가정폭력 이력이 있는 경우, 이혼 후 스토킹으로 전환되는 비율이 높다. 거부형(rejected) 스토커의 54.6%에서 과거 가정폭력 이력이 확인된다
  3. 양육권·면접교섭 악용: 자녀를 매개로 한 접촉 시도가 스토킹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
  4. 살인으로의 확대: 살인미수 사건의 85%, 살인 사건의 76%에서 사전 스토킹 이력이 확인된다. 2024년 친밀한 관계에서의 살인·치사 검거 인원은 219명이었다

이혼 사건에서의 스토킹 대응

이혼 과정에서 스토킹이 발생하면, 이혼 소송과 형사 고소를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 스토킹 행위 자체가 이혼 사유가 되고, 위자료 산정에서 가중 요소로 작용한다. 동시에 긴급응급조치와 잠정조치를 통해 즉각적인 신변 보호를 확보해야 한다.

노종언 변호사는 로웨이브 인터뷰에서 “가족 내 범죄를 쉬쉬하면 범죄자에게 학습 효과로 작용하여 더욱 심각한 범죄를 초래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혼 과정의 스토킹도 마찬가지다. 초기에 강력하게 법적 대응하지 않으면 행위가 에스컬레이션된다.


실무에서 주의해야 할 보호 공백

현행법에는 긴급응급조치에서 잠정조치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약 24시간의 보호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2024년 인천에서 긴급응급조치 이후 잠정조치가 집행되기까지의 공백 동안 가해자가 8차례 접근을 시도한 사례가 보고되었다.

이 공백 기간에는 다음과 같은 자력 보호 조치가 필요하다.

  • 신뢰할 수 있는 곳(가족, 쉼터 등)으로 일시 대피
  • 주거지 보안 강화 (현관 비밀번호 변경, CCTV 설치)
  • 가해자 접근 시 즉시 112 재신고 (긴급응급조치 위반으로 추가 처벌 가능)
  • 변호사를 통한 잠정조치 신속 청구 독촉

인천지검은 “잠정조치 집행 전까지 긴급응급조치 효력을 유지하는 단서 조항 신설”을 대검찰청에 건의한 상태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부재중 전화만으로도 스토킹으로 처벌받을 수 있나요?

네. 대법원은 “실제 통화가 이루어졌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벨소리가 울리거나 부재중 전화 문구가 표시되도록 하는 행위 자체가 스토킹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23.5.18. 선고 2022도12037).

Q. 상대방이 합의를 요구하면 처벌이 안 되나요?

아닙니다. 2023년 개정으로 반의사불벌죄가 폐지되었습니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더라도 수사와 기소가 진행됩니다. 합의 여부는 양형(형량 결정)에만 참고됩니다.

Q. 이혼한 전 배우자의 스토킹도 처벌 대상인가요?

물론입니다. 스토킹처벌법은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를 제한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스토킹 범죄의 54.2%가 전·현 배우자나 연인 관계에서 발생합니다. 전 배우자에 의한 스토킹은 가정폭력처벌특례법과 함께 적용될 수 있습니다.

Q. 피해자보호명령은 어떻게 신청하나요?

2026년 개정법 시행 후, 피해자가 접근금지를 요청했으나 경찰이나 검사가 잠정조치를 청구하지 않은 경우, 90일 이내에 직접 관할 법원에 피해자보호명령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위반 시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입니다.


피해자에게 전하는 말 — 노종언 변호사의 조언

스토킹은 시간이 지나면 멈추는 문제가 아니다. 통계가 말해준다. 방치하면 에스컬레이션된다. 초기의 강력한 법적 대응이 가장 효과적인 보호 수단이다.

112에 신고하고, 긴급응급조치를 받고, 증거를 확보하고, 잠정조치를 청구하라. 2026년부터는 검사가 움직이지 않더라도 피해자가 직접 법원에 보호명령을 신청할 수 있다.

혼자 감당하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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