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존재 형사법 전문변호사 노종언입니다. 오늘은 그동안 제가 입법 자문으로 참여했던 이른바 구하라법, 정확히는 민법 제1004조의2 상속권 상실 제도에 관해서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부양 의무를 다하지 않은 부모나 형제자매가 자녀나 동기간이 사망한 뒤 갑자기 나타나서 상속권을 주장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이런 상황을 마주한 남은 가족 입장에서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지에 관한 글입니다.
구하라법(민법 제1004조의2)은 양육의무를 다하지 않은 부모·형제자매가 자녀·동기간 사망 후 상속을 주장할 때 다른 상속인이 가정법원에 상속권 상실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한 제도입니다. 30년 가까이 연락이 끊겼던 부모 사례 등에 적용됩니다.
저는 그동안 가수 故 구하라 씨 사건을 비롯해서 부양 의무를 저버린 부모가 자녀 사망 이후 상속재산을 가져가려 하는 분쟁을 적지 않게 다뤄왔습니다. 30년 가까이 연락이 끊겼던 어머니가 갑자기 나타나 자녀 사망보험금과 상속재산을 가져가려는 사건. 어린 자녀를 두고 가출한 아버지가 수십 년 만에 등장해 자녀 명의 부동산의 절반을 요구하는 사건. 가족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부양·돌봄을 한 번도 하지 않은 사람이 단지 호적상 부모라는 이유만으로 상속분을 가져가는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봐 왔는데요. 남아 있는 가족 입장에서는 정말 답답하실 수밖에 없었습니다.
2024년에 신설된 민법 제1004조의2(상속권 상실 제도, 이른바 구하라법)는 바로 이런 분쟁에서 다른 상속인이 가정법원에 상속권 상실을 청구할 수 있도록 만든 제도입니다. 같은 해 4월 25일 헌법재판소의 유류분 헌법불합치 결정과 맞물려 입법이 이루어졌고요. 시행은 2026년 1월 1일부터입니다.
이 글에서는 구하라법이 무엇인지, 기존 상속결격(민법 제1004조)·기여분(민법 제1008조의2)·유류분(민법 제1112조)과 어떻게 다른지, 실제 청구 절차는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1편 총론으로 정리해드리겠습니다.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1. 구하라법이란 — 민법 제1004조의2 상속권 상실 제도
구하라법(민법 제1004조의2) 핵심 1줄 — 부양 의무를 중대하게 저버린 상속인의 상속권을 가정법원이 박탈할 수 있는 제도
시행일 — 2026년 1월 1일 / 청구 기한 — 상속인이 되었음을 안 날부터 6개월(민법 제1004조의2 제3항). 부칙 제3조 특례 적용 시 2026년 6월 30일까지
청구 사유 3가지 — 양육의무 중대 위반·중대 범죄행위·심히 부당한 대우
구하라법은 정식 명칭이 아닙니다. 정식 조문 명칭은 민법 제1004조의2(상속권 상실 선고)인데요. 가수 故 구하라 씨 사망 이후 어머니가 20년 이상 양육을 전혀 하지 않았음에도 자녀 재산의 절반을 가져가려 했던 사건이 사회적 공분을 일으켰고, 이후 입법 논의가 이어져 2024년 8월 28일 22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고 같은 해 9월 20일 공포되었습니다(법률 제20432호). 본칙 시행은 2025년 1월 31일, 제1004조의2(구하라법) 시행은 2026년 1월 1일부터입니다.
당시 저는 입법 논의에 자문 변호사로 참여하면서 가장 자주 받았던 질문이 있었습니다. “상속결격이 이미 있는데 왜 또 만드냐”는 질문이었거든요. 답은 단순합니다. 상속결격은 사유가 너무 좁아서, 故 구하라 씨 사례처럼 “20년간 양육을 안 했다”는 사실만으로는 상속권을 박탈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새 조문이 필요했던 거죠.
조문 핵심 — “부양 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한 상속인”의 상속권 상실
민법 제1004조의2 제1항은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습니다. “피상속인이 사망한 경우, 피상속인의 직계존속이 그에 대한 양육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하였거나, 피상속인 또는 그 배우자나 피상속인의 직계비속에게 중대한 범죄행위를 하였거나, 그 밖에 심히 부당한 대우를 한 사실이 있으면, 공동상속인은 가정법원에 그 상속인의 상속권 상실을 청구할 수 있다”고요.
조문을 풀어보면 키워드는 3가지입니다. 제1항 양육의무 중대한 위반 제2항 중대한 범죄행위 제3항 심히 부당한 대우. 이 3가지 중 하나라도 인정되면 가정법원이 그 상속인의 상속권을 상실시킬 수 있는 구조죠. 각 사유의 구체 의미는 4번 항목에서 자세히 풀어드리겠습니다.
그동안 우리 민법에는 비슷한 제도로 상속결격(민법 제1004조)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상속결격은 살인·살인미수·유언방해·유언서 위조 등 사유가 매우 좁아서, 단순히 “30년 동안 연락도 안 하고 양육도 안 했다”는 이유로는 상속권을 박탈할 수 없었거든요. 그래서 故 구하라 씨 사건처럼 도덕적으로는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법적으로는 어머니가 상속분을 가져가는 결과가 발생했습니다. 구하라법은 바로 이 공백을 메우기 위한 제도라고 보시면 됩니다.
2024년 헌법재판소 유류분 헌법불합치 결정과의 연결
공교롭게도 같은 시기 헌법재판소도 비슷한 방향의 결정을 했습니다. 2024년 4월 25일 헌법재판소는 유류분 제도에 대해서 중요한 판단을 내렸는데요(2020헌가4 등 병합). 형제자매 유류분(민법 제1112조 제4호)은 단순위헌으로 즉시 효력 상실, 직계비속·배우자·직계존속의 유류분(같은 조 제1호~제3호)과 제1118조 중 기여분(제1008조의2)을 유류분에 준용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했습니다. 입법자가 2025년 12월 31일까지 개정해야 하는 시한이 부여되었습니다.
이 결정의 핵심 취지가 바로 “피상속인을 장기간 유기하거나 학대한 패륜적 상속인이 유류분까지 가져가는 것은 법감정과 상식에 반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흥미롭게도 국회는 2024년 8월 28일 본회의에서 구하라법을 통과시켰고, 며칠 전 헌법재판소도 같은 취지의 헌법불합치 결정을 했습니다. 입법부와 사법부가 거의 동시에 같은 방향을 가리킨 건데요.
이 정도면 법조계 전체의 시대정신이 옮겨갔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구하라법은 이런 시대정신의 입법적 표현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2. 구하라법이 만들어진 배경 — 故 구하라 사건과 그 이후
입법 계기 — 故 구하라 씨 사망 후 20년 이상 양육 안 한 친모의 상속분 청구
2024년 헌재 결정 — 패륜적 상속인 유류분 박탈 가능 명문화 요구
입법 자문 참여 — 5년에 걸친 시민사회·언론·법조계 입법 운동의 결실
제가 故 구하라 씨 유족 측 법률대리인을 맡으면서 가장 먼저 부딪힌 벽이 바로 “기존 상속결격으로는 어머니의 상속을 막을 수 없다”는 한계였습니다. 구하라 씨가 9세이던 해에 어머니는 가정을 떠났고, 그 이후 약 20년 동안 양육에 관여하지 않았습니다. 구하라 씨가 사망한 뒤에야 어머니가 나타나 상속분의 절반(법정상속분 1/2)을 주장한 것이죠.
당시 상속재산분할심판에서 어머니의 기여분을 0%로 보아 그 몫을 일부 줄이는 데까지는 갔지만, 법정상속분 자체를 박탈할 근거 조항은 민법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실무적으로 답답하기 짝이 없는 상황이었거든요. 9세부터 30세까지 약 20년 동안 단 한 번의 양육·돌봄·면접교섭도 없었던 어머니가, 자녀가 사망하자 갑자기 나타나서 상속분의 절반을 가져가는 결과. 의뢰인 입장에서도, 법률대리인 입장에서도, 사회 일반의 법감정에서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결과였습니다.
언론·시민사회의 5년에 걸친 입법 운동
이 사건을 계기로 故 구하라 씨 오빠 구호인 씨와 시민단체가 2020년부터 입법 청원을 시작했습니다. 저도 입법 자문 변호사로 참여하면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무부와 여러 차례 의견을 조율했고요. 처음에는 “공무원·소방공무원·경찰공무원 등 공직자 사망 시에만 적용”하는 좁은 안이 통과되었는데요(이른바 1차 구하라법, 공무원연금법·소방공무원법 개정), 본격적으로 민법 자체를 개정하는 안이 2024년에야 통과된 것입니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혈연만으로 상속권을 인정해야 하는가, 양육·부양이라는 실질적 가족관계를 본 뒤 상속권을 따져야 하는가”라는 무거운 질문에 답을 내리는 데 시간이 걸린 거죠. 5년이라는 시간이 적지 않습니다. 저는 입법 논의에 참여한 입장에서 보면, 한국 사회의 상속법 인식이 그 5년 동안 크게 바뀌었다는 인상을 받았는데요. “혈연 = 상속” 도식이 “실질적 가족관계 = 상속” 도식으로 옮겨가는 흐름. 구하라법은 그 흐름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구하라법”이 단순한 별칭이 아닌 이유
법조계에서는 보통 입법 계기가 된 사건의 인물 이름을 따 “OO법”이라 부르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김영란법, 윤창호법 같은 식이죠. 구하라법도 그런 별칭 중 하나인데요. 다만 단순히 한 사람의 비극을 기억하기 위한 명칭이 아닙니다.
故 구하라 씨 사건은 빙산의 일각일 뿐, 비슷한 분쟁이 공직자 사망사고·고독사 상속 분쟁·연예인 상속 분쟁 등에서 끊임없이 반복되어 왔거든요. 제가 자문해드린 사례 중에도 “70대 부친이 30년 전 가출한 모친의 상속분을 막을 방법이 있느냐”는 상담이 적지 않았습니다. 비식별화해서 말씀드리면, 30대에 가출해 70대까지 약 40년 동안 자녀 양육이나 부양에 일절 관여하지 않은 모친이 자녀 사망 후 갑자기 나타나 상속분을 청구한 사건. 50대 형이 부모를 끝까지 모시고, 70대에 부모가 모두 돌아가신 뒤 30년 전에 사라진 동생이 다시 등장해 상속분의 절반을 요구한 사건. 모두 비슷한 구조였습니다.
참 안타까운 점은 이런 분쟁이 통계로 잡히지 않는다는 겁니다. 가족관계의 단절은 보통 가족 안에서만 알려지지 외부에 드러나지 않거든요. 그래서 故 구하라 씨 사건처럼 사회적 주목을 받는 사례가 나와야 비로소 입법이 움직이는 구조였습니다.
구하라법 시행 이후에는 이런 사건들이 비공식적 한탄의 영역에서 가정법원의 공식 판단 영역으로 옮겨오게 됩니다. 큰 변화입니다.
실제로 저는 입법 자문 과정에서 가장 많이 토의됐던 쟁점이 “어디까지를 양육의무 위반으로 볼 것인가”였다고 기억합니다. 가령 이혼 후 양육비를 매달 30만 원씩 5년만 내고 그 이후 15년을 안 낸 경우, 이걸 중대 위반으로 볼 것인지. 명절·생일에 1년에 1~2회 형식적인 안부 전화만 한 경우는 어떤지.
이런 경계 사례에 대해서는 입법 단계에서 일률적으로 답을 내리지 않고, 가정법원의 사후 판단에 맡기는 방향으로 정리되었습니다. 이 부분이 시행 후 1~2년간 가장 활발하게 다툼이 일어날 영역이 될 것 같습니다.
3. 상속결격(민법 제1004조)과의 차이 — 왜 구하라법이 따로 필요했나
상속결격(제1004조) — 살인·유언 위조 등 5가지 사유, 자동 효과
구하라법(제1004조의2) — 부양 의무 위반 등, 가정법원 선고 효과
핵심 차이 — 사유 범위·효과 발생 시점·청구 절차 모두 별개의 제도
많은 분이 “이미 민법에 상속결격 제도가 있는데, 왜 구하라법이 또 필요했느냐”고 물으십니다. 답부터 말씀드리면, 상속결격 사유는 매우 좁고, 양육·부양 의무 위반은 그 안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상속결격 5가지 사유 (민법 제1004조)
민법 제1004조는 상속결격 사유를 다음과 같이 한정 열거하고 있습니다.
- 고의로 직계존속, 피상속인, 그 배우자 또는 상속의 선순위나 동순위에 있는 자를 살해하거나 살해하려 한 자
- 고의로 직계존속, 피상속인과 그 배우자에게 상해를 가하여 사망에 이르게 한 자
- 사기 또는 강박으로 피상속인의 상속에 관한 유언 또는 유언의 철회를 방해한 자
- 사기 또는 강박으로 피상속인의 상속에 관한 유언을 하게 한 자
- 피상속인의 상속에 관한 유언서를 위조·변조·파기·은닉한 자
보시면 아시겠지만, 전부 형사처벌 수준의 행위입니다. 살인·상해치사·유언서 위조 같은 적극적 가해행위만 들어가 있고, “30년 동안 자녀 양육을 전혀 하지 않았다”처럼 부작위(해야 할 일을 안 한 것)에 의한 부양 의무 위반은 어디에도 들어가지 않거든요. 상속결격은 1990년 민법 개정 이후 사실상 한 번도 손대지 않은 조문이라, 현대 가족관계의 다양성을 반영하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살인 미수가 있다면 상속결격 1호에 명백히 해당하지만, 단순 양육비 미지급은 어느 호에도 들어가지 않습니다. 형사처벌이 되지 않는 부작위형 의무 위반이 상속결격 사유에는 빠져 있는 거죠. 이 공백을 메우는 게 구하라법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상속결격 vs 구하라법 — 4가지 차이
| 구분 | 상속결격 (제1004조) | 구하라법 (제1004조의2) |
|---|---|---|
| 발생 사유 | 살인·상해치사·유언방해·유언서 위조 등 적극적 가해행위 5가지 | 양육의무 중대 위반·중대 범죄행위·심히 부당한 대우 3가지(부작위 포함) |
| 효력 발생 | 법률상 당연 효과 — 사유 인정 시 자동 | 가정법원 선고가 있어야 효력 발생 — 청구 필수 |
| 청구권자 | 별도 청구 없음(주장 가능자만) | 공동상속인 또는 피상속인 유언 |
| 관할 | 상속재산분할심판 등 본안 절차 내 주장 | 가정법원 가사비송 사건(독립 청구) |
구하라법의 사유는 더 넓고 유연하다
민법 제1004조의2 구하라법은 제1항 양육의무 중대 위반 제2항 중대한 범죄행위 제3항 심히 부당한 대우라는 3가지 사유를 두고 있습니다. 특히 제1항번 “양육의무 중대 위반”은 부작위(가출·연락두절·양육비 미지급)도 포함하는 개념인데요. 즉 “적극적으로 해를 끼치지 않았더라도, 마땅히 해야 할 부양·양육을 장기간 하지 않은 경우”도 상속권 상실 사유가 될 수 있다는 거죠.
다만 “중대”의 기준이 무엇인지는 앞으로 가정법원 판례가 쌓여가며 구체화될 것입니다. 시행일이 2026년 1월 1일이라 아직 누적된 판례는 없는 상태고요. 시행 첫 1~2년은 가정법원이 매우 신중하게 판단할 가능성이 큰 만큼, 청구를 하시는 입장에서는 양육의무 위반의 기간·심각도·반복성을 입증할 자료를 최대한 두텁게 준비하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또 하나 중요한 차이가 있습니다. 상속결격은 법률상 당연 효과입니다. 별도의 재판 없이 사유가 인정되면 자동으로 상속권이 박탈되죠.
반면 구하라법은 가정법원의 선고가 있어야 효력이 발생합니다. 즉 다른 상속인이 적극적으로 가정법원에 상속권 상실 청구를 해야 하고, 법원이 사유를 인정해야만 비로소 상속권이 상실되는 구조입니다.
이 차이가 실무적으로 매우 중요한데요. 청구를 안 하면 그대로 상속권이 인정되어 버리거든요. 가만히 있는 것 = 부양 의무를 위반한 상속인의 상속분이 그대로 귀속됨.
그래서 부양 의무 위반 상속인이 있는 경우, 피상속인 사망 후 신속히 변호사 상담을 받아 청구 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이 부분이 구하라법의 가장 큰 실무 포인트입니다.
4. 청구 요건 자세히 보기 — 어떤 경우에 인정될까
청구 사유 3가지 — 양육의무 중대 위반·중대 범죄행위·심히 부당한 대우
공통 키워드 — “중대한”. 일시적·경미한 위반은 제외
입증 책임 — 청구인. 객관 자료 + 진술서 + 형사판결문 등 종합
제1항 양육의무 중대한 위반
민법은 부모가 미성년 자녀를 양육할 의무를 명시하고 있습니다(민법 제913조 친권자의 보호·교양 의무). 양육의무 중대한 위반이란 이러한 부모로서의 기본 의무를 장기간·심각하게 저버린 경우를 말하는데요. 핵심 키워드는 “중대한”입니다.
제가 그동안 상담했던 사건들을 살펴보면, 대체로 다음 4가지 유형이 양육의무 중대 위반에 해당할 가능성이 큽니다.
- 이혼 후 양육비 일체 미지급 + 면접교섭 부재 (10년 이상) — 이혼 시 양육비 부담조서가 작성되었음에도 단 한 푼도 지급하지 않은 채 자녀가 성년이 될 때까지 무관심으로 일관한 부 또는 모. 이게 가장 많이 들어올 유형입니다.
- 출생 직후 가출하여 30년 이상 연락 두절 — 자녀가 1~2세 무렵 가정을 떠나 사실상 다른 가족이 양육을 전담했고, 그 사이 명절·결혼·출산 등 어떤 가족 행사에도 등장하지 않은 모 또는 부.
- 자녀 학대로 친권 상실 또는 친권 정지된 부모 — 가정법원에서 친권 상실(민법 제924조)·친권 정지(제924조의2) 결정을 받은 적이 있는 부모는 그 자체로 양육의무 중대 위반의 강력한 증거가 됩니다.
- 자녀 중병·사망·결혼 등 중요 시점에 일절 관여하지 않은 부모 — 자녀가 암·희귀병 등으로 장기 치료를 받았는데 한 번도 병원을 찾지 않거나, 자녀 결혼식·사망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부모.
다만 모든 양육의무 위반이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중대한”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어서 일시적·경미한 의무 위반은 제외됩니다. 가령 이혼 후 양육비를 일부만 지급했다거나, 1~2년 정도 연락이 뜸했던 정도로는 인정받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어디까지가 “중대한”인지는 결국 가정법원이 사건별로 판단하게 되겠죠.
제2항 중대한 범죄행위
피상속인 또는 그 배우자나 직계비속에게 중대한 범죄행위를 한 경우입니다. 상속결격에 해당할 정도의 살인·살인미수·상해치사까지는 아니지만, 그에 준할 만큼 중한 범죄가 여기 들어가는데요.
예를 들어 부모가 자녀에게 장기간 폭행·상해를 가한 경우, 가정폭력으로 다수 형사처벌(가정폭력처벌법 위반)을 받은 경우, 자녀에 대한 성폭력 범죄(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유죄가 확정된 경우 등이 해당될 수 있습니다. 형사처벌이 확정된 사건이라면 청구인이 입증하기 비교적 수월한데요. 형사판결문 사본이 결정적 증거가 되거든요. 법무법인 존재도 형사 사건 단계부터 가사·상속 단계까지 한 팀으로 연결해 다루는 구조라, 이런 교차 사건에 적합한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사유는 형사 절차와 가사 절차가 교차하는 영역입니다. 형사판결문 발급, 양형 자료 검토, 가정폭력 피해자 보호명령 이력 확인 등을 종합해 청구를 구성해야 하는데요. 그래서 형사법 전문변호사의 조력이 사실상 필요한 영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3항 심히 부당한 대우
마지막으로 가장 추상적이고 해석의 여지가 큰 사유입니다. “심히 부당한 대우”는 형사처벌 수준은 아니지만 사회 통념상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학대·유기·정서적 가해를 포함하는 개념인데요. 민법 제840조 제3호 이혼 사유의 “심히 부당한 대우”와 유사한 개념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큽니다.
예를 들어 노부모를 요양시설에 방치하고 단 한 번도 방문하지 않은 자녀, 부모가 치매에 걸렸을 때 재산만 빼앗고 부양은 하지 않은 자녀, 정서적으로 자녀를 지속적으로 학대한 부모 등이 이 사유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다만 이 부분은 가정법원이 가장 신중하게 판단할 영역이라, 단편적 사실 1~2개로는 인정받기 어렵고요. 장기간·반복적 학대 패턴을 입증해야 합니다.
실무적으로는 “심히 부당한 대우”보다는 제1항 양육의무 중대 위반 또는 제2항 중대 범죄행위로 청구를 구성하는 게 입증이 수월합니다. 객관 자료(통신 내역·금융 자료·형사판결문)로 뒷받침이 되거든요. 제3항번은 정황 증거 의존도가 높아서 단독 사유로 청구하기보다 제1항·제2항의 보강 사유로 함께 주장하는 패턴이 자주 쓰일 것 같습니다.
5. 청구권자·청구 절차·관할 법원
청구권자 — 유언 있는 경우 유언집행자(제1항·제2항), 유언 없는 경우 공동상속인(제3항), 공동상속인 없거나 전원에 사유 있는 경우 후순위 상속인(제4항)
제척기간 — 상속인이 되었음을 안 날부터 6개월(민법 제1004조의2 제3항). 부칙 제3조 특례 시 2026년 6월 30일까지
관할 — 상속개시지 가정법원, 나류 가사소송사건(2024.9.20. 개정 가사소송법)
집필 변호사 — 노종언
- ▸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법 전문변호사
- ▸ 구하라법(민법 제1004조의2 상속권 상실) 입법 자문
- ▸ 연예인 및 유명인사 가사·형사 자문
- ▸ 형사·가사·상속 통합 One-Firm 시스템
청구권자 — 공동상속인 또는 피상속인의 유언
민법 제1004조의2는 청구권자를 2가지로 두고 있습니다. 첫째, 공동상속인입니다. 즉 부양 의무를 위반한 상속인을 제외한 나머지 상속인이 청구할 수 있죠. 예를 들어 자녀 A·B·C가 있는데 A가 부모를 30년 동안 부양하지 않았다면, B와 C가 A를 상대로 상속권 상실을 청구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둘째, 피상속인 생전 공정증서 유언 + 사후 유언집행자 청구 트랙입니다(민법 제1004조의2 제1항·제2항). 피상속인 본인이 가정법원에 직접 청구하는 제도는 없고, 생전에 공정증서 유언으로 “내 자녀 A는 나를 30년 동안 부양하지 않았으니 상속권 상실을 표시한다”는 의사를 명확히 남겨두면, 사후에 유언집행자가 가정법원에 청구합니다. 이 부분은 유언 작성 시 상속법에 정통한 전문가의 조력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유언의 형식·내용 요건이 까다롭고, 잘못 작성하면 무효가 되는 경우가 많거든요. 셋째, 후순위 상속인 청구 트랙(민법 제1004조의2 제4항)도 있습니다. 공동상속인이 없거나 전원에게 상실 사유가 있는 경우 후순위로 상속인이 될 사람이 직접 청구할 수 있습니다.
특히 자녀 본인이 살아있는 동안 학대 부모로부터의 상속권 상실을 원하는 경우, 유언공증·유언대용신탁을 미리 준비해두는 것이 가장 확실한 대비책입니다. 사망 후 다른 공동상속인이 청구해주기를 기대하기보다, 본인이 살아있을 때 의사를 명확히 남겨두는 거죠.
청구 기간 — 6개월 제척기간 주의
가장 주의하셔야 할 부분이 바로 청구 기한입니다. 민법 제1004조의2 제3항은 “상속인이 되었음을 안 날부터 6개월 이내”에 가정법원에 상속권 상실 청구를 해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상속개시일부터 2년” 같은 기한은 본조에 존재하지 않으며, 단일 기산점(“안 날”) + 6개월 제척기간이 정확한 법문입니다. 한편 부칙 제3조 특례에 따라 2024년 4월 25일부터 2026년 1월 1일 사이에 상속이 개시된 사건은 시행일부터 6개월 이내, 즉 2026년 6월 30일까지 청구해야 합니다.
이 제척기간이 매우 짧기 때문에 실무에서는 피상속인 사망 직후 1~2개월 안에 변호사 상담을 받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사망신고·상속세 신고·상속재산분할 협의 등 다른 절차와 병행해서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빠듯하거든요. 특히 부양 의무 위반 상속인이 상속재산분할 협의에 응하지 않거나, 본인 단독으로 부동산 등기 이전을 시도하려 할 경우 더욱 신속한 대응이 필요합니다.
청구 절차 5단계 — 사망부터 결정까지
전체 흐름은 다음 5단계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 피상속인 사망 → 상속 개시(1단계) — 사망신고와 동시에 가족관계증명서·제적등본을 즉시 확보. 부양 의무 위반 상속인의 존재 여부를 가족관계증명서로 1차 확인합니다.
- 증거 수집 + 변호사 상담(2단계, 사망 후 1~2개월 내) — 양육비 부담조서·미지급 입증 자료, 통신 내역 부재 증명, 형사판결문 사본, 주변인 진술서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 이 단계에서 청구 가능성을 변호사와 함께 가늠합니다.
- 가정법원에 상속권 상실 청구(3단계, 사망 후 6개월 내) — 청구서·증거자료 일체를 가정법원에 제출. 같은 시점에 부양 의무 위반 상속인이 단독으로 부동산 등기를 이전하지 못하도록 처분금지가처분도 함께 신청합니다.
- 가정법원 심리 — 조정 → 심리 → 결정(4단계, 6개월~1년) — 가사비송 사건이라 비공개로 진행. 조정 절차가 먼저 들어가는 경우가 많고, 조정이 결렬되면 본안 심리. 양측 주장과 증거를 검토한 후 가정법원이 결정을 내립니다.
- 결정 확정 → 효과 발생(5단계) — 결정이 확정되면 해당 상속인의 법정상속분과 유류분이 모두 0이 됩니다. 이미 협의된 분할이 있다면 재분할, 등기가 이전되었다면 말소·반환 절차를 진행합니다.
실무 팁을 1~2가지 더 드리면, 3단계 청구 시 처분금지가처분을 반드시 함께 신청하세요. 본안 결정까지 6개월~1년이 걸리는 동안 부양 의무 위반 상속인이 부동산 등기를 단독 이전해 제3자에게 처분해버리면, 본안에서 이겨도 회수가 어려워지거든요. 가처분은 일종의 “시간을 사는” 도구입니다.
청구 진행 중 재산 처분 막기 — 상속재산 처분금지가처분
한 가지 실무에서 자주 마주치는 문제가 있습니다. 부양 의무를 위반한 상속인이 청구 진행 중 부동산이나 예금 등 상속재산을 임의로 처분해버리면, 나중에 상속권 상실 선고가 나와도 사후 회복이 어려워지죠. 그래서 제가 실제 진행한 사건에서도 청구 직후 상속재산 처분금지가처분을 함께 신청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사소송법상 사전처분(임시 지위 보전)이나 민사 보전 절차의 가처분을 활용하시면 청구 결정 전까지 재산을 묶어둘 수 있거든요. 다만 가처분은 별도의 소명자료와 담보 제공이 필요하므로 변호사 조력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관할 법원과 절차의 성격
상속권 상실 청구 사건은 가사소송법상 가사비송 사건으로 분류되어 가정법원이 관할합니다. 일반 민사소송과 다르게 비공개·신속 처리가 원칙이고요. 조정 절차가 먼저 들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청구 시에는 양육의무 위반 사실, 또는 중대 범죄행위, 심히 부당한 대우 등을 입증할 증거 자료(가족관계증명서, 형사판결문, 양육비 미지급 증빙, 통신 내역 부재 증명, 주변 진술서 등)를 함께 제출해야 합니다.
6. 상속권 상실의 효과 — 무엇이 어떻게 달라지나
법정상속분 0 — 상속권 상실자는 법정상속분·유류분 모두 청구 불가
대습상속은 인정 — 상실자의 자녀(손자녀)는 대습상속 가능
별도 법령 적용 — 사망보험금·퇴직금·국민연금 등은 각각의 법령으로
가정법원이 상속권 상실을 선고하면 그 효과는 어떻게 될까요? 핵심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상속분 0% — 해당 상속인의 법정상속분과 유류분이 모두 0이 됩니다. 즉 한 푼도 가져가지 못합니다.
- 대습상속 가능 — 다만 상속권을 상실한 자의 직계비속(즉 손자녀)이 있다면 그 손자녀가 대습상속을 받을 수 있습니다(민법 제1001조). 부모의 잘못으로 손자녀까지 상속에서 배제하지는 않는 구조죠.
- 이미 협의된 상속재산도 재분할 대상 — 상속권 상실 선고가 확정되면 이전에 이루어진 상속재산분할 협의나 등기 이전도 재정리 대상이 됩니다.
- 다른 상속인 몫 비례 증가 — 상실된 상속분은 나머지 상속인에게 법정상속비율에 따라 분배됩니다.
예를 들어 자녀 A·B·C가 각 1/3씩 상속받을 상황에서 A가 상속권 상실 선고를 받으면, B와 C가 각 1/2씩 상속받게 되는 거죠. 상속재산이 12억 원이라면 원래 A·B·C가 각 4억 원씩이었지만, A 상실 후 B·C가 각 6억 원씩 가져가게 됩니다. 단순한 산수처럼 보이지만, 이 차이가 남은 가족의 삶에 미치는 영향은 결코 작지 않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주의하실 부분이 있습니다. 대습상속 조항 때문에 상속권 상실 선고를 받은 상속인의 자녀(손자녀)가 등장하면 결과가 바뀔 수 있는데요. 예를 들어 부양 의무를 위반한 A에게 미성년 자녀 D가 있다면, A가 상속권을 상실해도 D가 대습상속으로 A의 몫(4억 원)을 가져갑니다.
결과적으로 B·C는 여전히 각 4억 원씩 받게 되는 거죠. 그래서 상속권 상실 청구를 결정할 때는 상실 후 대습상속 발생 여부와 그 효과까지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또한 상속권 상실 선고는 소급효가 있습니다. 즉 결정이 확정되면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으로 처리되거든요. 그래서 이미 등기·예금 인출·보험금 수령 등이 이루어진 경우, 부당이득 반환 청구로 회수해야 합니다. 절차가 복잡해지므로 사망 직후 가처분으로 처분을 막아두는 것이 실무적으로 가장 안전합니다.
한 가지 더 짚어드리고 싶은 부분은 보험금·퇴직금 등 상속재산 외 재산의 처리입니다. 사망보험금은 수익자가 별도로 지정되어 있으면 상속재산에 포함되지 않고요. 퇴직금·유족연금도 일정 부분은 별도 법령으로 규율됩니다.
그래서 구하라법으로 상속권을 박탈해도 보험금·연금은 다른 경로로 부양 의무 위반자에게 흘러갈 수 있는데요. 故 구하라 씨 사건에서도 이 부분이 별도 쟁점이 되었습니다. 1차 구하라법(공무원연금법·소방공무원법 개정)이 먼저 통과된 이유도 여기에 있고요. 종합 상속 분쟁에서는 민법 개정안과 별도 법령(공무원연금법·국민연금법·근로기준법 등)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점, 기억해두시면 좋습니다.
7. 기여분(민법 제1008조의2)·유류분(민법 제1112조)과의 비교
기여분 — 부양·재산 형성 기여한 상속인에게 분 +α (정방향)
구하라법 — 부양 의무 위반 상속인의 상속분 박탈 (역방향)
유류분과의 관계 — 2024년 헌재 헌법불합치 결정 → 유류분까지 이중 차단
실무에서는 구하라법 청구 외에도 기여분 청구·유류분 반환청구가 함께 거론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 제도가 어떻게 다른지 정리해두시면 도움이 됩니다.
구하라법 vs 기여분 — 정반대 방향의 제도
기여분(민법 제1008조의2)은 망인을 부양하거나 망인 재산 형성에 기여한 상속인이 자기 몫을 늘려달라고 하는 제도입니다. 반대로 구하라법은 부양 의무를 위반한 상속인의 몫을 박탈하는 제도죠. 즉 한쪽은 플러스 청구, 다른 쪽은 마이너스 청구입니다.
실무에서는 두 청구가 함께 가는 경우가 많은데요. 예를 들어 어머니가 30년 동안 부양 의무를 어긴 한편, 형이 어머니를 끝까지 모셨다면, 형은 기여분 청구로 자기 몫을 늘리고, 어머니에 대해서는 구하라법 청구로 어머니 몫을 박탈하는 식이죠. 다만 이 두 청구는 별도 사건으로 진행됩니다. 기여분 청구는 상속재산분할심판 절차에서, 구하라법 청구는 별도 가사비송 사건으로 다뤄지거든요.
예를 들어 상속재산이 30억 원이고 자녀 A·B·C가 1/3씩 받을 상황에서, B가 어머니를 10년간 병간호하며 부양했고 A는 30년간 가출 상태였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B는 기여분 청구로 자기 몫을 30%(약 9억) 더 인정받고, A에 대해서는 구하라법 청구로 상속권을 박탈할 수 있죠. 결과적으로 30억에서 B 기여분 9억 빼면 21억이 남고, 21억을 B와 C가 1/2씩 나누는 흐름.
합산하면 B가 약 19.5억, C가 10.5억, A는 0원. 양 청구를 결합하면 이런 결과가 나오는 셈입니다. 다만 본 시뮬레이션은 A에게 직계비속(D, 손자녀)이 없는 경우를 전제로 합니다. A에게 직계비속이 있다면 민법 제1001조에 따라 A의 몫은 대습상속으로 D에게 귀속되므로(상속결격·상실선고자의 직계비속은 대습상속 가능), B 19.5억·C 10.5억 분배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구하라법 vs 유류분 — 헌재 결정의 의미
유류분(민법 제1112조)은 피상속인이 유언으로 모든 재산을 특정인에게 넘긴 경우에도 상속인이 최소한의 몫을 보장받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그런데 부양 의무를 위반한 상속인이 유류분까지 가져가는 것이 부당하다는 비판이 오래 이어졌고요. 2024년 4월 25일 헌법재판소가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입법 개선을 명한 것이 바로 이 부분입니다. 입법자가 2025년 12월 31일까지 유류분 상실 사유를 신설해야 하는데요. 그 입법 방향이 바로 구하라법(민법 제1004조의2)과 같은 방향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시 말해서, 구하라법으로 상속권을 상실한 자는 법정상속분은 물론이고 유류분까지 청구할 수 없게 됩니다. 이중 차단 구조죠. 이 부분이 매우 중요한데요.
그동안 실무에서는 “법정상속분은 기여분으로 줄이더라도, 유류분은 어쩔 수 없이 인정해줘야 한다”는 한계가 있었거든요. 구하라법 시행으로 이 한계가 비로소 해소된다는 점이 가장 큰 의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2026년 3월 17일 공포·시행된 제2차 민법 개정으로 구하라법(제1004조의2) 청구 대상이 직계존속에서 직계비속·배우자를 포함한 직계혈족으로 확대되고, 상속결격자·상실선고자의 배우자 대습상속 제한도 명문화되었습니다. 구하라법 + 헌재 유류분 결정 효력이 결합되어, 부양 의무를 위반한 상속인은 어느 쪽 경로로 청구를 들어가도 결과가 0원으로 수렴하는 구조가 완성됐습니다. 한국 상속법 체계 전체가 “혈연 자동 상속” 패러다임에서 “실질적 부양·양육 검증” 패러다임으로 옮겨간 셈입니다. 법무법인 존재도 이 패러다임 전환에 발맞춰 상속·형사 통합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8. 입법 자문 변호사가 드리는 실무 조언
5가지 실무 조언 — 증거 수집·시행일 적용 범위·보전처분·전문가 조력 등
시행일 주의 — 2026년 1월 1일 이후 개시 상속만 적용
증거 보전 — 양육비 미지급·연락 단절·학대 사실 입증 자료 확보 우선
저는 故 구하라 씨 사건을 직접 대리하면서 구하라법 입법 과정에 자문 변호사로 참여했습니다. 부양 의무 위반 상속인을 상대로 한 분쟁은 단순한 상속 분쟁이 아닙니다. 형사 처벌 이력·가족관계 단절 이력·재산 형성 과정까지 종합적으로 살펴야 하기에, 형사+가사·상속을 통합해서 다룰 수 있는 변호사의 조력이 필요한 사건들이죠. 법무법인 존재는 서울가정법원·대전가정법원 부장판사 출신(13년 재직) 윤지상 대표변호사를 비롯한 가사·상속 전담 변호사들과 형사법 전문변호사가 한 팀으로 사건을 처리하는 One-Firm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제가 드리는 실무 조언 5가지
- 피상속인 사망 후 즉시 상속관계 점검 — 6개월 제척기간이 매우 짧으므로, 사망 직후 가족관계증명서·제적등본을 확보해 부양 의무 위반 상속인의 존재를 빨리 파악해야 합니다.
- 증거 수집 우선순위 — 양육비 미지급 증빙(이혼 시 양육비 부담조서·미지급 입증 자료), 통신 부재 증명, 형사처벌 이력 조회, 주변인 진술서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해야 합니다. 객관 자료 → 주관 진술 순으로 두텁게 쌓으세요.
- 처분금지가처분 병행 — 청구 진행 중에 부양 의무 위반 상속인이 단독으로 부동산 등기 이전을 시도하지 못하도록 처분금지가처분 등 보전 조치를 병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본안 결정까지 6개월~1년이 걸리는 동안 부동산이 제3자에게 넘어가면 회수가 어려워지거든요.
- 상속세 신고 기한과의 충돌 관리 — 상속세 신고 기한(사망 후 6개월)과 구하라법 청구 기간(6개월)이 거의 겹칩니다. 청구 결정 전에 상속세를 어떻게 신고할지, 청구 결과에 따라 경정청구를 어떻게 할지 미리 계획을 세워두셔야 합니다.
- 유언 미리 준비 — 본인 사후 자녀 간 분쟁이 예상된다면 생전에 상속·형사 통합 전문가와 상의해 유언공증·유언대용신탁을 준비해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유언으로 상속권 상실 의사를 명확히 남겨두면 사후 청구가 훨씬 수월해지거든요.
자주 헷갈리시는 점 — 시행일 적용 범위
한 가지만 더 짚어드리면, 구하라법은 2026년 1월 1일 이후 개시된 상속에 적용됩니다. 즉 2025년 12월 31일 이전 사망 사건에는 소급 적용이 안 됩니다. 이 부분에서 종종 혼란이 있는데요. “故 구하라 씨 사건도 구하라법으로 다시 다툴 수 있느냐” 같은 질문이 들어오기도 하지만, 답은 “안 된다”입니다. 부칙 조항에 명확히 “이 법 시행 후 개시되는 상속부터 적용한다”고 적혀 있거든요.
다만 시행 전 사망 사건이라도 다른 법리(기여분 0% 인정, 헌재 결정 효력)로 부분적 다툼은 가능합니다. 시행 후 사망 사건이라면 구하라법 정공법으로, 시행 전이라면 우회 경로로. 사건 시점에 따라 전략이 달라지는 영역이라 변호사 상담이 거의 필수라고 보시면 됩니다.
9. ❓ 자주 묻는 질문 (FAQ)
Q1. 구하라법은 언제부터 적용되나요? 시행 전에 사망한 분도 청구할 수 있나요?
노종언 변호사 ▸ 민법 제1004조의2는 2026년 1월 1일부터 시행되지만, 부칙 제2조에 따라 헌법재판소 유류분 위헌 결정일인 2024년 4월 25일 이후 상속이 개시된 사건부터 적용됩니다. 부칙 제3조 특례에 따라 2024년 4월 25일부터 2026년 1월 1일 사이 사망 사건은 시행일부터 6개월 이내, 즉 2026년 6월 30일까지 청구 가능합니다. 다만 2024년 4월 25일 이전 상속 개시 사건은 본 법 적용 대상이 아닙니다. 다만 시행 전 사망한 사건이라도 형제자매 유류분 헌법불합치 결정의 효력이나 기여분 0% 인정 등 다른 법리로 부분적으로 다툴 여지는 남아 있습니다. 개별 사건은 상속·형사 통합 전문가와 상담하셔서 가능한 경로를 확인하시는 게 좋습니다.
Q2. 양육비를 일부만 지급한 경우도 “양육의무 중대한 위반”에 해당하나요?
노종언 변호사 ▸ 일률적으로 답하기 어렵습니다. 답이 갈리는 지점은 “중대한”이라는 수식어죠. 일시적·경미한 미지급이나 일부 지급은 인정받기 어려울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가령 이혼 후 10년 이상 양육비를 거의 지급하지 않은 채 면접교섭도 일절 하지 않았고, 자녀가 성년이 될 때까지 사실상 부모 역할을 하지 않았다면 인정될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결국 기간·미지급 비율·면접교섭 부재·다른 양육 책임 위반의 종합 정도로 판단되겠죠. 이 부분은 향후 가정법원 판례가 쌓이면서 구체화될 영역입니다.
Q3. 이미 상속재산분할 협의를 마쳤는데 그 후 부양 의무 위반 사실을 알게 됐다면 어떻게 하나요?
노종언 변호사 ▸ 6개월 제척기간 내라면 상속권 상실 청구는 여전히 가능합니다. 분할 협의가 끝났더라도 청구가 인용되면 협의 자체가 무효가 되거나 재분할 대상이 됩니다. 다만 이미 등기 이전이 끝난 경우에는 후속 절차로 소유권이전등기 말소·부당이득 반환 청구 등을 추가로 해야 하므로 절차가 복잡해집니다. 가능한 한 분할 협의 전 단계에서 상속관계를 점검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Q4. 부모가 나(자녀)에게 학대를 했다는 이유로 부모를 상대로 구하라법 청구를 할 수 있나요?
노종언 변호사 ▸ 가능합니다. 민법 제1004조의2는 “직계존속(부모)이 피상속인(자녀)에 대한 양육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한 경우 외에 “피상속인에게 중대한 범죄행위를 하거나 심히 부당한 대우를 한 경우”도 사유로 두고 있습니다. 즉 자녀가 사망 후 다른 자녀(공동상속인)가 학대 부모를 상대로 청구할 수 있는 구조죠. 다만 자녀 본인이 살아 있는 상태에서는 청구할 수 없습니다. 상속이 개시되어야(=피상속인이 사망해야) 비로소 청구가 가능하거든요. 살아 있을 때는 유언공증·유언대용신탁으로 상속권 상실 의사를 표시해두는 것이 실무적인 대안입니다.
Q5. 형제자매가 부양을 전혀 하지 않았다면 형제자매에 대해서도 구하라법 청구가 되나요?
노종언 변호사 ▸ 결론적으로 형제자매는 구하라법(민법 제1004조의2) 청구 대상이 아닙니다. 본조는 1차 시행 당시 “피상속인의 직계존속”, 2026년 3월 17일 제2차 개정 후 “직계혈족(직계존속·직계비속)”으로 청구 대상이 한정되며, 형제자매는 직계혈족이 아닌 방계혈족(2촌)이므로 구하라법 청구 대상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한편 2024년 4월 25일 헌법재판소가 형제자매 유류분(민법 제1112조 제4호)을 단순위헌으로 결정하여 형제자매의 유류분은 이미 폐지된 상태이므로, 부양 의무를 다하지 않은 형제자매에 대해서는 기여분 0% 인정, 헌재 결정에 따른 유류분 자동 차단 등 다른 법리로 대응을 검토해야 합니다. 사실관계가 복잡하므로 변호사 상담이 거의 필수적인 영역이죠.
Q6. 청구 비용과 소요 기간은 어느 정도인가요?
노종언 변호사 ▸ 청구 비용은 변호사 보수·인지대·송달료 등을 포함해 사건 규모와 분쟁 정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상속재산 가액이 크거나 부양 의무 위반 사실관계가 복잡한 경우 비용이 더 들 수 있고요. 소요 기간은 일반적으로 1심 6개월~1년, 항고심까지 가는 경우 1년 6개월~2년 정도를 예상하시면 됩니다. 다만 시행 초기에는 사례가 누적되지 않아 가정법원이 신중하게 판단할 가능성이 커서 통상보다 더 오래 걸릴 수도 있습니다. 정확한 비용·기간은 사건 검토 후 안내드릴 수 있으니 법무법인 존재로 상담을 요청해주시기 바랍니다.
Q7. 사망 이전에 이미 친권 상실된 부모도 구하라법 청구가 가능한가요?
노종언 변호사 ▸ 친권 상실 결정 자체가 양육의무 중대 위반의 강력한 증거가 됩니다. 가정법원이 자녀 학대·유기·심각한 양육 책임 위반 등 사유로 친권 상실(민법 제924조)이나 친권 정지(제924조의2)를 결정한 이력이 있다면, 그 결정문 자체가 결정적 입증 자료죠. 친권은 이미 상실되었어도 상속권은 별도 제도라 자동으로 박탈되지 않거든요. 그래서 친권 상실 + 구하라법 청구를 결합해야 상속분까지 0원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친권 상실 결정문이 있다면 청구 인용 가능성이 매우 높은 케이스라고 보시면 됩니다.
Q8. 부양 의무 위반 상속인이 청구 진행 중 사망하면 어떻게 되나요?
노종언 변호사 ▸ 청구 진행 중 상대방이 사망하면 절차상 복잡해집니다. 상속권 상실 선고 전에 사망하면 그 시점까지는 상속권을 가진 상태로 사망한 것이 되고, 그의 상속분은 그의 직계비속(자녀)에게 대습상속됩니다. 결과적으로 본인이 가져갈 몫이 손자녀에게 넘어가는 셈이죠. 다만 청구 진행 중이라도 그 시점에 상실 선고가 사실상 확정된 상태였다면 사후 다툼의 여지가 있습니다. 절차의 매우 미묘한 영역이라 진행 중 사망이 우려되는 고령 상속인 사건에서는 더욱 신속한 청구가 필요합니다.
10. 마치며 — 다음 편 예고
이상 구하라법(민법 제1004조의2 상속권 상실 제도)의 총론에 대해서 정리해보았습니다. 1편에서는 법의 배경, 청구 요건, 절차, 효과, 그리고 기여분·유류분과의 관계까지 큰 그림을 그려드렸는데요. 다음 2편에서는 “양육의무 중대한 위반”에 해당하는 구체 사례 유형을 더 깊이 다루고, 3편에서는 실제 상속재산 보전·청구 실무를 단계별로 짚어드릴 예정입니다.
구하라법은 단순한 별칭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혈연만으로 가족을 정의할 것인가, 실질적 부양·양육이라는 행위로 가족을 정의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처음으로 법적 답을 내린 의미 있는 입법입니다. 입법 자문 변호사로 5년 가까운 시간을 함께해온 저로서도 시행을 앞둔 지금 감회가 남다릅니다. 부양 의무를 다하지 않은 상속인 때문에 답답한 심정이실 분들께, 이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법무법인 존재는 구하라법 시행 첫 해부터 상속·형사 통합 시스템으로 적극적으로 조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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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존재
상속 · 유류분 · 가사 · 형사 통합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구체적인 법률 상담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개별 사안에 대해서는 전문 변호사의 상담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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